중견 게임업체인 윈디소프트가 해외에서 길을 찾았다. 대표작인 '겟앰프드' 이후 의욕적으로 내놓았던 신작들이 국내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잇따라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러스티하츠'와 '헤바 클로니아'가 일본·대만·인도네시아 등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 부진을 해외에서 만회할 기회를 잡은 윈디소프트는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대작들 국내 부진으로 위기
윈디소프트는 인기 대전 액션 게임 '겟앰프드'의 개발사로 유명하다. 이 게임은 2002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15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10년이 지난 게임이지만 여전히 PC방 점유율(게임트릭스 기준)은 12%대로 청소년들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겟앰프드에만 기댈 수는 없는 일. 지난해 게임개발사 스테어웨이게임즈와 플레이버스터즈에서 각각 만든 액션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RPG)인 '러스티하츠'와 캐주얼 RPG인 '헤바 클로니아'를 선보였다. 윈디소프트가 투자해 차기 성장 동력으로 삼은 게임들로 백칠현 대표 등 임직원들이 몸소 PC방을 뛰어다니며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성적은 처참했다. 러스티하츠는 지난해 4월 공개 서비스 이후 첫 주말에 동시접속자수 4만명을 기록하며 블루칩으로 떠올랐지만 거기까지였다. 헤바 클로니아도 지난해 5월 국내 서비스에 나섰으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윈디소프트는 2002년 설립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겟앰프드가 여전히 인기라도 해도 성장곡선이 둔화되고 있고 전 세계 1억부 이상 판매된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짱구는 못말려 온라인'도 인기에 비해 매출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중국 등 잇딴 해외 진출
윈디소프트는 국내 위기의 돌파구로 러스티하츠와 헤바 클로니아의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그 결과 러스티하츠는 지난해 북미·유럽·대만에 이어 올해는 일본·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세계적인 게임회사 세가와 손잡았다. 이달초 비공개 테스트에서 모집 인원 1만명보다 많은 게이머가 몰려 다음달 예정된 공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윈디소프트는 또 중국의 유명 다운로드 플랫폼 회사와 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를 겨냥해 동남아 최대 온라인 서비스사인 아시아소프트와도 각각 계약을 맺었다. 중국의 경우 1년 간 공을 들여 계약이 성사됐다.
헤바 클로니아도 대만과 일본에 이어 올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지난 3월 국내 FPS게임인 '쉐도우컴퍼니'를 서비스하고 있는 Qeon 인터렉티브와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10월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헤바 클로니아는 귀여운 캐릭터를 내세운 RPG로 이같은 게임이 현지에서는 드물어 게이머의 관심이 높다. 더구나 인기 연예인을 앞세운 스타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내년부터 성과…제2의 도약 발판
윈디소프트는 해외 진출의 성과가 각국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는 내년 중반부터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의 20% 가량인 해외 매출이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일본·중국·대만 시장에 집중해 세계 공략의 발판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백칠현 윈디소프트 대표는 "두 게임의 부족한 점을 보완, 해외 진출에 전력투구한 결과 세계 각국의 메이저급 퍼블리셔(유통·서비스사)들이 선택해줬다"며 우리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인정해준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또 "현재 매출 비중을 보면 겟앰프드와 해외 매출이 8대2인데 앞으로 2대8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해외 진출로 제 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