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1일 박흥식(50) 전 넥센 코치를 1군 타격코치로 영입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정민태(42) 코치가 팀의 1군 투수코치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둘은 신임 김시진(54) 감독과 넥센 시절 함께 했던 사이로 김 감독이 두 코치의 롯데 합류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그간 코치진만큼은 롯데 출신의 '순혈주의'를 고집했다. 양승호 전임 감독 시절에서도 코치 조각권은 전적으로 구단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롯데는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그의 사람들을 중용했다. 또한 이들의 영입은 올 시즌 드러난 롯데의 문제점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공격의 '핵'인 이대호(오릭스)의 일본 진출로 타선에서 공백이 예상됐다. 후폭풍은 예상보다 훨씬 더 컸다. 올 시즌 팀 타율(0.263)과 홈런(73개) 득점(509점) 장타율(0.364) 등 대부분의 공격 수치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특히 전통적으로 강했던 홈런과 장타율이 8개 구단 가운데 4위에 그치는 등 장타력은 가히 '실종' 수준이었다. 양 전 감독이 올 시즌 '스몰볼' 야구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는 떨어진 장타력이 한 몫 했다.
반면 넥센은 올 시즌 팀 홈런(102개)과 장타율(0.370)에서 리그 2위를 차지하는 등 '한 방'의 팀으로 변신했다. 그 원동력에는 박 코치의 지도가 있었다. 박 코치는 '자율' 속에서 선수 개인의 특성을 살린 맞춤 지도로 기량 발전을 이끌어 냈고, 일일이 지적하기보다는 지켜보면서 조금씩 조언을 해줬다. 박 코치는 '국민타자' 이승엽과 '신예 거포' 박병호를 키워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롯데는 박 코치의 영입으로 실종된 장타력을 다시 찾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올 시즌 장타력이 급감한 손아섭·전준우·황재균 등 젊은 선수들이 박 코치의 지도 아래 원래 모습을 찾아주길 희망하고 있다.
정민태 코치는 무너진 롯데 선발진 재건의 임무를 맡았다. 롯데는 올 시즌 말미부터 포스트시즌까지 선발 로테이션의 붕괴로 애를 먹었다. 김수완과 이재곤, 진명호 등 젊은 선발 자원들이 올 시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채 1, 2군을 전전한 것이 문제였다. 롯데는 내년 시즌 이들이 선발 로테이션에 연착륙하기를 원하고 있다. 정 코치에게 맡겨진 임무 중 하나다.
정 코치는 넥센 시절 김영민과 문성현 등 젊은 투수들을 발굴해 조련했다. 이들이 잘못할 때는 호되게 질책했으며, 잘할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는 정 코치의 투수 유망주 발굴과 육성 능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배재후 롯데 단장은 "김 감독과 정 코치가 함께 하면서 팀 마운드를 재건해주길 바란다. 둘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