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승마계에서 유소년 승마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유소년 승마의 활성화는 곧 승마 저변확대를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승마가 유소년들의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발달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간스포츠가 김지혜(25) KRA한국마사회 승마활성화팀 교관의 도움을 받아 ‘유소년승마 교육 베이직’을 8회에 걸쳐 연재한다.
①말과 친해지기
유소년의 경우 동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말은 덩치가 크고 평소 접하지 못한 생소한 동물이라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말과 친해지기는 말을 특별한 짐승으로 생각하지 않고 애완용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유소년 승마 교육에 꼭 필요한 코스이고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다. 일반적으로 말을 처음 만난 어린이도 말과 친해지기 단계를 거치면 말에 대한 두려움이 대부분 사라지고 말에 대한 친밀도가 상당히 높아진다.
김지혜 교관은 “처음 말을 만나자마자 기승하는 것은 피교육자 뿐 아니라 교육자에게도 큰 어려움이 될 수 있다.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말에 대한 두려움을 떨친다면 교육 성취도는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말과 친해지는 방법
▲먹이주기
말이 좋아하는 먹이는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당근·각설탕·사과와 풀 또는 건초·귀리·옥수수 등의 곡식부터 수박 껍질도 있다.
먹이주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먹이는 당근 또는 각설탕이다. 그러나 추천하는 먹이는 당근이다. 각설탕은 정제된 당이기 때문에 말이 과하게 섭취할 경우 배알이를 유발할 수 있어 과다 섭취는 금물이다. 반면 당근은 섬유질이 많고 기본적으로 말들의 저작운동을 돕는 먹이다.
▲솔질해주기
솔질은 유소년 승마 교육시 말과 가장 많이 접촉할 수 있는 단계이고 이 과정을 통해 말과 더욱더 친해진다.
말의 컨디션과 부상 여부 등을 솔질을 해주며 확인할 수 있다. 솔로 말의 몸을 닦아주면서 이물질(벌레·똥·톱밥·건초)을 제거한다. 또 솔질을 하면 마체를 마사지 해주는 효과도 있다. 이밖에도 말이 긁지 못하는 부분을 솔질해서 말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역할도 한다. 솔질할 때 주의사항은 너무 말 뒷다리 쪽으로 가지 않는 것이다. 말은 낯선 환경·낯선 사람에 대해 방어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자칫 발길질에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발굽 청소하는 과정에서 발을 밟히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말에게 발을 밟히는 것은 대부분 사람의 부주의 때문이다.
▲얼굴닦아주기
진행 방법은 부드러운 수건 솔 등으로 말의 얼굴을 닦아준다. 말이 땀을 많이 흘리면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서 샤워를 시킨다. 그러나 이때 얼굴은 샤워시키지 않는다. 말은 귀나 얼굴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싫어해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얼굴에 물을 뿌리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말은 얼굴을 닦아주면 좋아하는데 굴레 재갈을 쓰면 눌려지고 땀에 젖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충들의 공격을 받거나 피부병이 발생한다.
얼굴을 닦아주는 순서는 말이 놀라지 않는 위치부터 민감한 부분 순으로 한다. 턱-이마-눈-귀-코-입 순으로 한다. 이때 눈의 눈꼽 코의 분비물 입 주변의 침도 제거해준다.
주의 사항은 정면에 서면 말이 고개짓할 때 머리를 부딪칠 수 있다. 유소년의 경우 키가 작으면 받침대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산책하기
산책하기에 활용할 수 있는 말은 한정돼 있다. 유소년이 대상이기에 되도록이면 작은말을 활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작은 말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유소년이 충분히 제어할 수 있지만 큰 말들은 어른 몇 명도 감당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KRA한국마사회에서는 산책하기에 미니어처(포니종중에서도 작은)를 활용하고 있다. 산책하기가 말에게 좋은 이유는 낯선 환경에 접하면 말이 놀라고 긴장할 수 있지만 다양한 환경을 반복적으로 접하면 말이 좀 더 대범해 질 수 있다. 유소년에게 산책하기가 좋은 것은 말을 컨트롤 하면서 자신감과 책임감을 배양할 수 있어서다.
▲풀 뜯기기
말에게 자연의 싱싱한 풀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말이 좀더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해 질수 있다. 이때 말은 풀을 뜯기는 사람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진다.
말이 풀을 뜯는 동안 말이 줄을 밟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말은 자신이 줄을 밟고 있으면서도 주변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고 착각해 반항하기도 한다.
주의사항은 관리되지 않은 곳에서 풀 뜯기기를 하는 것은 말에게 위험하다. 제초제·화확비료가 뿌려진 곳의 풀을 먹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말은 자신이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지 못하는 것을 후각과 경험을 통해 인지하고 있다.
▲말 유인하기
마방이나 아니면 패독(방목장)에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개방된 공간에서는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말의 구속도구를 제거하고 준비한 먹이를 말에게 먹인다. 이후 약간의 거리를 두고 손 위에 먹이를 얹어놓고 말을 원하는 곳으로 유인하는 방법이다. 유소년들이 상당히 재미있어하는 프로그램으로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다는 것을 빨리 인지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의 사항은 먹이를 본 말이 갑자기 사람에게 얼굴을 들이밀면 사람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이때 유소년들이 미리예상하고 있다면 말과 더욱 빨리 친해질 수 있다. 만약 사람이 달아나면 사람이상으로 말이 놀랄 수도 있다. 말에 대한 두려움으로 말 유인하기에 실패했을 경우 여러번 기회를 제공해서 친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마방 청소하기
말의 습성중 청결성을 이용해 친해지는 방법이다.
야생마가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 말이 제한 된 공간에 살기 때문에 대부분의 말은 한자리에 대소변을 본다. 만약 청소해 주지 않으면 마방 전체가 오염될 수 있다. 이런 경우 말이 마방을 쉬는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교관이 지켜보고 말이 있는 상태에서 마방을 청소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때 청소를 위해 말을 스치고 만지고 미는 과정을 통해 말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다. 말도 자신의 습성을 유지하게 해주는 사람에 대한 친밀감을 느낀다. 주의사항은 교육자가 안전한 말을 골라 유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미리 프로그램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은 청소가 목적이 아닌 말과 유소년이 친분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 김지혜 교관은
13세에 승마에 입문해 생활체육인으로 승마를 즐기다 승마를 천직으로 삼았다. 자격증은 생활체육3급지도자 자격증과 경기지도자2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승마업에 뛰어든 것은 2009년 스티븐스포츠아카데미센터에 입사한 다음부터이고 올해부터 KRA승마활성화 팀에서 유소년 승마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