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체들이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에서 오는 적극성과 최근 경륜의 분위기다.
요즘 경륜에서는 약체들이 강자들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따라서 강자들도 순간 실수를 한다거나 긴장을 늦추게 되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강자들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부터다. 기어배수가 높아지고 ‘절대 강자’가 없어 혼전 경주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해마다 선수층이 두터워져 출전 간격이 줄어들면서 선수들이 공격적인 경주 운영을 펼치는 것도 또다른 이유다. 상금수득이 적은 선발급에서 이변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최근 선발급 경주들을 살펴보면 강자들이 인정받지 못해 무너진 경주가 많다. 5일 5경주와 6일 5경주가 대표적이다. 이날 강자로 나선 선발급 정현석은 이틀연속 강력한 입상 후보로 손꼽혔던 강자였다. 그러나 5일 약체인 원호경이 선행형인 오기현을 인정했고 정현석의 마크를 따돌렸다. 마크를 빼앗긴 정현석은 원호경에게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6일 경주에서도 정현석은 최수용의 거친 몸싸움에 무너졌다.
5일 3경주의 경우도 비슷한데 강자인 김영일과 김호정의 협공이 유력했다. 그러나 김호정이 약체인 진승일에 마크를 빼앗겼고 결국 인기 순위 3위였던 기범석이 우승, 약체로 손꼽혔던 진승일이 2위를 차지했다. 배당은 무려 쌍승 72.6배와 삼복승 233.6배나 됐다.
경륜 전문가들은 “선수층이 두터워 지고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어려지면서 선발과 우수급에서 이변이 두드러지 있다”며 “팬들은 연속출전하는 선수나 추입형·기복형 강자들의 경우,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베팅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