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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김문영 칼럼] 경마 매출 감소 해결책은
1년 중 입장객과 매출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야간경마시즌이 올해는 신통치 못한 결과를 나타냈다. 서울과 부경·제주의 교차 시행으로 실질적인 경마일수가 예년보다 1주 증가했지만 입장인원과 매출액에서는 큰 효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마산업이 본격적인 사양화길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당초 올해 각 경마장별로 1주 동시휴장과 교차로 1주 휴장을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매출감소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혹서기 휴장을 교차로 시행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한편, 중계경주 시행을 통해 실질적인 야간경마일을 늘렸다. 전체적인 매출액은 7,77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주간의 야간경마기간중 7,296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약 476억원이 증가한 것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술과 담배, 로또 등의 판매가 급증했다고 한다. 로또는 발행 직후인 2003년 3조8031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한 뒤 2004년 3조2803억원, 2005년 2조7520억원, 2006년 2조4715억원, 2007년 2조2646억원 등 해마다 전년 대비 10%대의 하락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2조2680억원으로 소폭 증가로 돌아섰고, 2009년 2조3494억원, 2010년 2조4207억원 등 해마다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6.2%나 늘어난 2조8120억원어치가 팔린 바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복권의 주요 구매층이 저소득층이라는 점에서 경기악화로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복권에 당첨돼 큰 돈을 만지겠다는 기대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경마산업의 매출총량은 8조7천707억원이지만, 현재의 추세라면 4년 연속 매출총량 미달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매출 퇴보라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로또와 경마산업의 원인에 대해 면밀한 분석과 함께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조속히 온라인 베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순천장외발매소에서 촉발된 장외발매소 문제는 서초, 용산, 마포, 성동지점 등으로 퍼지면서 한국마사회는 엄청난 곤경에 처했었다. 온라인 베팅을 부활하고 편의점에서 마권을 발매하면 장외발매소 수십 개를 개설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은 본장이나 장외발매소를 꼭 방문해야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는 불편으로 인해 불법도박으로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온라인 베팅을 시행하면 실명으로 할 수밖에 없고 구매상한선 준수가 철저하게 지켜진다. 이렇게 좋은 제도를 왜 시행하지 않는 것인가. 온 국민이 혐오하는 장외발매소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마선진국들은 온라인 마권발매가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서 발매되는 마권매출액보다 훨씬 많다. 우리 국민들이 복권이며 스포츠토토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덜한데 반해 경마에 대해선 왜 거부감이 강한지 원인을 찾아 치유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Knetz) 부활과 각종 복권, 스포츠토토가 판매되는 동네편의점에서 함께 마권을 발매하는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복권이나 스포츠토토처럼 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을 구사하면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그만큼 빨리 없어질 것이다. 복권은 ‘행복권’이라고 선전하고 있는데 마권은 ‘도박권’으로 취급받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감위가 경마를 규제하자 불법 사설경마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들 조직은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지하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국가적인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이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합법의 틀 속으로 끌어들여야만 불법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합법을 짓누를수록 풍선효과에 의해 불법이 늘어나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한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