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다시 추락하고 있다. 반등을 기대하기엔 시간도, 동력도 충분하지 않다. 선동열(49) KIA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KIA는 지난 19일 문학 SK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날 유일한 안타는 4회 이용규가 때린 내야안타뿐이었다. 선발 김진우가 4회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물러나자 KIA는 힘도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시즌 첫 6연패.
선 감독은 기로에 섰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인지, 아니면 내년 이후를 내다보고 팀 리빌딩을 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5위 KIA는 4위 두산에 4경기 차로 뒤져 있다. 시즌 37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따라잡기에 불가능한 격차는 아니다. 보통의 상황이라면 4강 재진입을 위해 무리수라도 찾기 마련이다. 게다가 KIA는 지난해 4위를 차지했고 올해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이다.
선 감독은 19일 경기 후 "팀을 잘 추슬러 다음 주엔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을 땐 특정 부문(타력·투수력 또는 정신력)을 주로 지적하는 그이지만 6연패 뒤 평소와 조금 다르게 말했다. 남은 시즌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묻어났다.
현재 KIA에는 나쁠 때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범호·김상현·최희섭 등 중심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6연패 기간 경기당 평균 1.5득점에 그친 이유다. 중심타자들의 연쇄 부상은 가뜩이나 약한 하위타선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불펜이 흔들린 것도 문제다. 한기주가 구위 저하로 2군에 내려갔고, 최향남·양현종은 복통을 호소했다. 신인 박지훈은 지난달부터 흔들리고 있다. 불펜진이 도미노처럼 부진에 빠지자 언제나처럼 윤석민이 임시 마무리로 대기했다.
KIA는 뛰어난 선발진을 갖췄으면서도 연패에 빠지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야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살고, 불펜은 선발을 받쳐주지 못한다. 최근의 KIA는 1위에서 4위로 떨어졌던 지난해 후반기, 16연패를 당했던 2010년 여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SK·두산은 반 게임 차로 2~4위에 늘어서 있다. 이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KIA가 4강으로 올라설 수 있다. 4강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선 감독이 총력전 내지 무리수를 선택할 것 같지 않다.
선 감독은 5·6월 하위권에 있을 때 "올해는 팀을 리빌딩하는 단계다. 이 전력으로 우승을 노리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7월 들어 5할 승률을 돌파했을 때도 목표는 우승이 아닌 4강이었다. 부임 첫 해인 만큼 올해보다 내년, 내후년에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싶은 의중이다.
선 감독의 '진로선택'은 이번 주 성적에 달려 있다. LG·한화 등 하위권 팀과의 6연전에서 4승 이상을 거둔다면 4강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리빌딩에 포커스를 맞출 확률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