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은 17일 오전(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012-13 시즌 선수들의 등번호를 확정, 발표했다. 이미 알려진대로 박지성은 등번호 7번을 부여받았다. QPR은 가장 먼저 박지성을 언급하며 "여름에 계약한 박지성이 7번 저지를 입게 될 것이고, 지브릴 시세가 9번 셔츠를 건네받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팀 주장은 아직 확정, 발표하지 않았다. 18일 밤 11시, 스완지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QPR의 새 시즌 주장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 박지성이 주장에 뽑힐 수 있는 이유
일단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찰 확률은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달 초 이적한 뒤 QPR은 꾸준하게 박지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입단한 지 8일 만에 아시아투어 첫 경기에 주장 완장을 찼던 박지성은 구단 훈련 뿐 아니라 구단 스폰서 행사 등에도 꾸준하게 QPR의 얼굴 역할을 해왔다. 17일(한국시간) 새로운 스포츠 계약 체결 행사에는 마크 휴즈 감독과 함께 선수로 유일하게 참가했다. 그만큼 QPR 내에서 박지성의 존재감이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 지난달 영국 런던24에서 실시했던 QPR 주장 투표에서 박지성은 QPR에서 적어도 2년 이상 뛴 알레한드로 푸를린(25), 아델 타랍(23), 제이미 맥키(26), 클린트 힐(33) 등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박지성이 주장직을 맡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풍부한 경험이 돋보인다. 7년동안 프리미어리그 최고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활약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경험했다. 여기에 주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정신적인 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성실하고 희생적인 플레이,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전소속팀 맨유 뿐 아니라 다른 팀에도 모범이 됐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박지성의 경험은 QPR 전력 향상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이제 막 떠오르려는 팀에 박지성의 존재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담 줄이기…주장 안 될 수도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일단 아시아 투어 첫 경기 이후 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차지 없었다.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박지성에게 큰 부담을 지우기보다 간판 선수 역할만 맡게 할 수도 있다.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도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축구 문화도 넘어야 한다. 외국인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장을 맡는 것은 드물다. 지난해 프리미어리그 19개 팀 가운데 비영국계 선수가 주장을 맡은 것은 네 팀에 불과했다. 특히 새 팀에 들어가자마자 주장을 맡은 경우는 QPR의 조이 바튼(30), 웨스트햄의 케빈 놀란(30)이 전부였다. 이들은 모두 잉글랜드 출신 선수들이다. 박지성이 부상 위험을 안고 한 시즌을 보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 해를 제외하고는 매 시즌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야 할 주장이 부상으로 결장하면 팀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장 여부를 떠나 박지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흥미롭다. 만약 박지성이 QPR의 새 시즌 주장에 오르면 프리미어리그 첫 아시아인 주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