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세대 토종 게임개발사의 용감한 도전이 주목받고 있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이하 엘엔케이)는 이제는 거의 사라진 1세대 게임개발사로서 살아남기도 힘든 상황에서 15년 간 꾸준히 게임을 개발해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5년 간 200억원 가까이 들인 신작 온라인게임 '거울전쟁-신성부활'을 출시했다. 더구나 유명 게임 유통회사에 서비스를 맡기지 않고 직접 한다. 큰 게임회사들도 버거워 하는 일을 엘엔케이가 하고 있다.
▶15년 게임 개발 외길
엘엔케이는 엔씨소프트와 같은 지난 1997년 문을 열었다. 국내 온라인게임이 태동하던 시기로 몇 안 남은 1세대 토종 게임개발사다. 이후 15년 간 한 눈 팔지 않고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만든 게임은 남택원(41) 대표가 직접 쓴 소설 '거울전쟁-악령군'을 원작으로 한 PC 패키지게임 2개와 모바일게임 1개, 온라인게임 '붉은보석'이다. 특히 붉은보석은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성공했는데 2005년 진출한 후 지금까지 일본 온라인게임 매출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엘엔케이는 붉은보석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다시 신작 개발에 나섰다. 남 대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4번째 작품인 온라인게임 '거울전쟁-신성부활'이다.
14일 공개 서비스를 실시한 거울전쟁-신성부활은 꼬박 5년이 걸렸다. 그동안 들어간 개발비는 올 연말까지의 마케팅 비용을 합쳐 200억원 가량 된다. 중견 게임개발사로서는 엄청나게 긴 개발기간이며 부담스러운 개발비다. 온라인게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100억원 이상 들어간 대작들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울전쟁-신성부활은 엘엔케이에게 위험한 모험이다. 실패하면 길거리에 나앉아야 할지도 몰라서다. 그런데도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게임 유통회사에 서비스를 맡기지 않고 직접하는 대담한 선택을 했다.
엘엔케이가 M&A나 외산게임 수입 등에 곁눈질하지 않고 외길을 고집해온 이유는 남 대표의 게임 사랑 때문이다. 남 대표는 "건설회사 다니다가 그만두고 창업한 것은 게임 만드는 것이 좋아서였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9년만의 차기작 신개념 슈팅RPG
'게임쟁이' 남 대표가 붉은보석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거울전쟁-신성부활은 가상대륙 패로힐을 무대로 펼쳐지는 해방부대와 흑마술파, 악령군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슈팅 게임의 액션 요소와 역할수행게임(RPG)의 풍부한 콘텐트 및 다양한 캐릭터 육성 요소를 결합한 신개념 장르 '슈팅 RPG' 라는 점. 특히 몬스터가 쏘는 수백 개의 탄환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에서는 3040세대가 오락실에서 즐겼던 슈팅게임의 느낌이 난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60가지 이상의 직업과 1500여개의 스킬, 다양한 움직임으로 게이머를 위협하는 몬스터, 스토리가 담긴 감성적인 사운드와 성우진의 목소리 등도 장점이다.
남 대표는 "거울전쟁-신성부활의 가장 큰 특징은 조작이 쉬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일단 쉽게 시작하고 나중에 파고 들면 할 게 많은 게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델이 없는 게임이어서 이런 저런 시도를 많이 했고 날린 것도 많다"며 "오랜 걸린 만큼 재미있는 게임이니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