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맥주시장 점유율 1위(4월 현재 54.3%)에 오른 오비맥주가 신입 사원 채용에 4년제 대학 졸업 제한을 없애고 여자 영업사원 채용을 확대한다. 주류업계 ‘고졸 신화’의 주인공인 오비맥주 장인수 사장은 24일 오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을 갖고 “앞으로 영업·관리직 신입 사원을 공개 채용할 때 ‘4년제 대졸 이상’으로 돼 있는 응시 자격 제한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주류업계의 특성상 제한적이었던 여자 영업사원의 채용도 적극적으로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상업고 출신으로 33년간 주류 영업에 몸담았던 그는 지난달 20일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장 사장은 영업직 등의 채용 심사 과정에서 영어 실력도 따지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내영업 활동에 영어가 꼭 필요하지는 않으며, 관행적으로 외국어 점수 등을 요구하는 현재의 학력 중심 채용 문화는 개선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장 사장은 “영업직 인턴을 채용하면서 영어 성적을 기재하지 않도록 했더니 업무 역량이 뛰어나고 지혜와 패기를 갖춘 우수한 젊은이들이 많이 지원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채용 심사에서 학력이나 영어 성적을 요구하면 고졸 출신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회사 생활에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라고 강조했다.
여자 영업사원의 채용을 늘리려는 데는 특유의 섬세함을 접목하려는 목적이 있다. 장 사장은 "주류 영업은 여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분야로 생각하기 쉽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3개월간의 영업 인턴 프로그램을 거쳐 경쟁을 통해 여성을 채용했더니 긍정적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사장이 되기 전에 맡고 있었던 영업 총괄 부사장 자리를 당분간 경직하면서 '발로 뛰는 바닥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오비맥주가 올해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15년만에 맥주시장 1위를 탈환했지만 장 사장은 “시장 점유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단순한 수치일 뿐”이라며 “더 낮고 겸손하게,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