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찬호(39)는 4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다음날 예정된 김병현(33·넥센)과의 맞대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다를 것 없다. 다른 때와 똑같이 준비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병현도 지난 3일 "(박찬호가 아닌) 어떤 투수와 맞붙어도 팀에 1승과 1패가 주어지는 것은 똑같지 않느냐"며 대수로울 것 없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취재진이 "팬들은 두 메이저리거의 맞대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질문하자, 박찬호는 "병현이가 타자로 나온다면 신경을 쓰겠지만 투수 아닌가. 신경 쓰지 않는다. 난 상대 타자들과의 승부에만 집중하면 된다"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김병현도 기죽지 않았다. 그는 "박찬호 선배가 39세 나이에도 정말 잘 던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요즘 나도 몸 상태가 좋다. 직구 구위가 좋아졌고 체인지업도 한결 나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두 투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승승장구하던 2001년, 두 차례 같은 경기에 출장한 경험이 있다. 선발 맞대결은 아니었으나 2001년 6월21일(한국시간)과 9월2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였다. LA 다저스 소속의 박찬호가 선발, 애리조나의 김병현이 중간투수로 등판했다. 두 투수 모두 승패나 세이브를 기록하지는 못했고 두 경기 모두 다저스가 승리했다.
이후 11년 만에 같은 마운드에 오르는 소감을 묻자 김병현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지 않는가. 내가 (박)찬호 형을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박찬호 역시 "그런 이야기는 내일 경기를 마치고 하겠다"며 눈앞의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는 비다. 4일 오후 현재 기상청은 5일 오후 6시 목동의 강수확률을 90%로 예보했다. 예상 강우량 25~49mm로 제법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4일 오후 잔뜩 찌푸린 날씨와 습한 바람 때문에 당장 비가 쏟아질 것 같았으나 '코리안 특급'과 '핵잠수함'은 흔들리지 않고 러닝과 가벼운 캐치볼을 소화하며 다음날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