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호주 전 수영대표 헤켓 “현역시절 수면제에 의지했다”
호주 전(前) 수영 영웅 그랜트 헤켓(32)이 현역 시절 수면제에 의지했던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헤켓은 2일 호주 헤럴드 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 시절 수면제인 스틸녹스를 팀닥터와 전문가의 관리에 따라 복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어깨 부상으로 재활 훈련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의사들이 처방해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간동안 주기적으로 반복해 복용하면서 문제가 됐고 수면제 없이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됐다고 했다. 헤켓은 "그것(수면제)은 나를 괴롭게 했고, 힘들게 만들었다. 적이었다"며 아팠던 과거를 고백했다. 또 "베이징올림픽 때는 다른 선수들도 일부러 수면제를 복용했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확산시켰다.
수면제 종류인 스틸녹스는 과다 복용할 경우, 판단을 흐리게 하고 심할 경우 환각 증세를 일으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 약물로는 지정돼 있지 않다. 헤켓의 폭로에 호주올림픽위원회는 3일 약물 매뉴얼을 재점검하고, 스틸녹스를 포함한 수면제 전체를 금지 약물로 지정하는 후속 대책을 내놓았다.
헤켓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 자유형 1500m에서 2연패하고, 세계선수권 4연패를 거두는 등 호주 수영 영웅으로 주목받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그해 10월에 현역 은퇴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