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루이비통과 세계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며 세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에르메스가 한국서 세일에 나서 유통업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에르메스 코리아는 29~30일 이틀간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초청 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세일을 실시한다. 의류와 신발, 모자, 장갑 등의 품목을 50% 할인 판매하는 이번 세일을 위해 에르메스 코리아는 6월 중순 고객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 에르메스는 ‘재고를 세일하지 않고 불태운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명품 중에서도 콧대가 높기로 유명한 브랜드. 가방의 경우 저가 제품이 8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힌다. 올해 초에는 국내에 진출한 주요 명품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가격을 올려 명품가격의 인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런 에르메스가 세일을 실시하는 데 대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해외에서는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가 1년에 한 두 차례 제한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세일을 실시한다”며 “에르메스가 그동안 국내에서 하지 않던 세일에 나서게 된 것도 한국 시장이 비쌀수록 잘팔리는 ‘미성숙한 시장’이라는 본사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징후”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한국을 ‘비정상적 시장’으로 보고 세일을 하지 않던 본사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는 이번 에르메스의 세일과 관련해 ‘초청장에 바코드가 부착돼 입장객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등의 루머가 떠돌고 있다. 에르메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에르메스가 세일을 안한다는 것은 오해”라며 “세일이라는 표시를 안했을 뿐이지 계절상품의 경우 그동안 매장에서 세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럽과 미국 등 에서도 에르메스는 1년에 한번 정도 계절상품의 프라이빗 세일을 하는데 이 경우 매장이 아닌 곳에서 하도록 본사가 규정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한국에서도 본사 규정에 따라 매장이 아닌 곳에서 프라이빗 세일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가방, 시계 등 계절상품이 아닌 제품은 이번 세일 품목에서 제외되며, 초청대상도 일부 VIP고객이 아닌 개인정보 데이터가 있는 모든 고객에게 발송됐다는 것이 에르메스코리아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