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연기자 박유천(26)에게 SBS '옥탑방 왕세자'는 큰 숙제였을 것이다. 전작 '미스 리플리'가 동시간대 1위로 종영하며 차기작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1인2역을 해야하는 사극 코미디여서 부담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을 게 당연하다. 고된 촬영 스케줄도 그를 더욱 힘들게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갈까말까 할만큼 일정이 빡빡했다. 하지만 그는 노련한 선배 연기자 못지 않은 뚝심으로 극을 이끌며 '미스 리플리'에 이어 또 한번 자신의 출연작을 동시간대 1위 드라마로 만들었다. 특히 이번 드라마는 시청률 순위가 매번 뒤집어졌던 '수목극 대전' 속에서 거둔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또 하나의 벽을 넘은 박유천을 드라마 종영 후 만나 저녁 식사를 하며 인터뷰했다.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다행이다. 1위로 끝나서. 하하. 1위로 마무리 해서 깜짝 놀랐고, 좋았다. 마지막 2회가 잘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하다. 지금까지 한 것 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인데 좋은 반응을 얻어서 기쁘다."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 "야외 촬영이 많았다. 장소도 여러 곳이라서 이동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갈 정도로 촬영 스케줄이 빡빡했다.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이렇게 힘든 촬영은 처음이었다."
-'성균관 스캔들' '미스 리플리' '옥탑방 왕세자' 등 세 작품을 했다. 작품을 끝낼 때 마다 느낌이 다른가. "'성균관 스캔들'은 첫 작품이었으니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빨리 지나갔다. 그 때 관심을 많이 받아서 '미스 리플리'할 때는 부담감이 정말 컸다. 촬영이 시작됐는데도 불구하고 '못 하겠다'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다. 이걸 포기해야하나 접어야하나 고민했을 정도로 부담감을 느끼며 작품을 마쳤다. 이번에는 '무조건 열심히 잘해야지'라는 압박감을 받으면서 찍었다. '잘 하겠다'는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했는데 다행히도 캐릭터에 푹 빠졌다. 촬영은 힘들었지만 즐기면서 연기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더킹 투하츠' 이승기와 비교하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 "예전부터 이승기씨와 계속 비교하는 기사와 글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왔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가? 가수와 연기 활동을 같이 해서 그런가? 잘 모르겠다. 사실 비교하고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한지민·정유미와의 호흡은. "좋았다. 두 분 다 착하다. 사실 촬영하다보면 예민해지고 그러다가 삐그덕거릴 수 있는데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배우들의 합이 잘 맞았다. 지민 누나와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래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누나는 진짜 털털하고 내숭도 없다. 그냥 동네 누나 같다."(웃음)
-극중에서 안경을 쓰면 용태용이 됐다가 벗으면 왕세자 이각이 됐다.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대본에 적혀있었다. 그 안경한테 도움을 참 많이 받았다. 안경을 쓸 때마다 속으로 '난 용태용이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안경을 벗자마자 바로 조선시대 왕세자 이각 말투가 나왔다. 안경 덕분에 연기하는 게 편했다."
-동생 박유환이 MBC 일일극 '그대없인 못 살아'에 출연중이다. "아직 방송을 보진 못 했다. 유환이가 연기하는 모습만 봐도 뿌듯하다. 자기가 갈 길을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동생이 잘 하고 있으니 이제 맘 편히 군대 갈 수 있을 것 같다. 군대는 1~2년 안에 갈 계획이다."
-박유환과 함께 제48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정말 뿌듯했다. 엄마도 엄청 좋아했다. 그날 끝나고 집에 가서 다같이 고기 먹었다. 하하. 멤버들과 시상식을 갈 때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유환이랑 칸국제영화제에 가고 싶다."
-동생과 같은 작품에 출연할 계획은 없나. "물론 있다. 형제 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다. 그런데 그런 내용의 작품을 하려면 정말 연기력이 탄탄할 때 해야할 것 같다."
-멤버 김재중이 MBC 주말극 '닥터 진'에 출연하고 있다. 모니터링해봤나. "본방은 못 봤고, 하이라이트 영상은 봤다. 눈빛 하나만 봐도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는지 알겠더라."
-멤버 준수는 최근 솔로 앨범을 냈다. "정말 자랑스럽다. 준수가 솔로 앨범을 낸다고 했을 때 찬성했다. 솔로 활동을 해도 잘 할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진짜 멋있었다. 지금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들이 준수를 보고 자극 좀 받을 것 같다."
-연애는 안하나. "연애 안 한지 꽤 됐다. 부모님께 자신있게 소개해드릴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아무나 못 사귀겠다. 참고로 누구를 만나든지 여자친구가 생기면 공개 연애를 할 생각도 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일단 발리에 화보 촬영을 하러 간다. 돌아와서 팬사인회를 하고 이달 중순에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생각이다. 자동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고 싶다. (이)태성이 형과 같이 갈까 생각중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스크린이든 브라운관이든 연극이든 앨범이든, 바로 복귀할 계획이다. 계속 쉬지 않고 활동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