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개콘')와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넝굴당')이 다양한 스타들을 카메오로 등장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개콘'의 '감수성' 코너에는 새 수목극 '각시탈'의 주인공 주원이 깜짝 등장했다. 자객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무술을 선보이며 '각시탈'을 홍보하는 동시에 개그맨들과 호흡을 맞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일 방송된 '넝굴당'에도 차태현이 카메오로 등장했다. 극중 김남주의 옛 남자친구 역을 맡아 폭소를 유발했다.
이처럼 '개콘'과 '넝굴당'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이슈가 되는 것 뿐 아니라 스타들을 특별출연 형식으로 섭외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개콘'과 '넝굴'에 카메오로 나온 화제의 스타는 누가 있을까. 또 스타를 끌어들이는 이들 프로그램의 섭외비결을 살펴봤다.
▶'개콘' 홍보효과 누리고 친근감까지 일석이조
지금까지 '개콘'을 거쳐간 스타들을 꼽아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올해만 해도 이승기와 소녀시대·박진영·성시경·김소연·아이유·케이윌·엠블랙 등 수많은 스타들이 '개콘'을 거쳐갔다. 중견 아나운서 이금희와 축구선수 김남일-김보민 아나운서 부부에다 배우 최명길까지,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할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게스트도 무대에 올라 놀라움을 줬다. 송중기·김완선·윤종신·다이나믹 듀오·원더걸스도 '개콘'에 깜짝 출연해 웃음을 줬다.
이처럼 '개콘'이 수많은 스타들을 매주 출연시킬 있게 된 데에는 지난해 7월 방송된 600회 특집의 공이 컸다. 당시 제시카 고메즈와 2PM 등 각 분야의 스타들이 게스트로 등장해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며 웃음을 줬다. 자칫 잘못하면 '오버한다'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반응은 의외로 폭발적이었다. 개그맨들과 함께 열심히 웃음을 주려 노력했던 게스트들에 대한 호평이 터져나왔다. 게스트 개인의 홍보에 도움이 됐던 것은 당연지사. 이후로 '망가지면 끝'이라고만 생각했던 연예기획사에서도 '개콘' 출연을 통해 출연작 또는 신곡을 홍보하고 자사 연예인의 이미지를 더 친근하게 만드는 이중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개콘'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스타 섭외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출연을 희망하는 스타들이 줄을 서 있다"면서 "지난해 말 송중기도 자신의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의 개봉에 맞춰 '개콘'에 나오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 출연한 스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홍보 및 이미지 제고효과를 누릴 수 있고 '개콘' 역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넝굴당' 김남주 남편 김승우 캐스팅 디렉터 자처
드라마의 경우 카메오를 잘못 출연시키면 극의 흐름을 망가트릴 수도 있다. 스타를 출연시키고 싶어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럼에도 '넝굴당'은 스타를 섭외해 상황에 적합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2배의 재미를 이끌어내면서 시너지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금껏 '넝굴당'의 카메오를 자처한 스타는 김승우·이수근·지진희·차태현·홍은희·김준현·양희은·김장훈 등이다. 그중 선두에 나선 스타는 김승우. 윤여정의 옥탑방에 사는 늙은 고시생 역을 맡았다. 후줄근한 트레이닝복에 고무장갑을 끼고 나타나 큰 웃음을 선사했다. 앞서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에 이어 아내 김남주와 박지은 작가가 공동으로 작업하는 작품에 세번째로 카메오로 등장해 남편으로서 역할을 다했다. 김승우는 이후에도 '넝굴당'의 캐스팅 디렉터를 자처했다. '1박2일'에 함께 출연중인 이수근과 차태현에게 연이어 '넝굴당'의 카메오를 권해 출연을 성사시켰다.
인기개그맨 김준현의 카메오 출연은 '개콘' 서수민PD와 '넝굴당'의 김성근 책임 프로듀서가 부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성근 책임프로듀서가 아내인 서수민PD에게 김준현의 출연을 부탁했던 것. '넝굴당'의 한 관계자는 "마침 김준현의 촬영일정이 '개콘' 녹화가 있는 수요일에 잡혔다. 김성근 책임프로듀서가 서수민PD에게 '무조건 오전 중에 끝내고 보내겠다'고 해 성사됐다"고 전했다. 그외 홍은희는 남편 유준상의 설득에 의해, 양희은은 양희경이 권유에 의해 카메오로 출연하게 됐다.
'넝굴당'의 제작사 박민엽 이사는 "특정 스타의 카메오 출연이 확정되면 2~3주 전부터 제작진과 박지은 작가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캐릭터와 장면을 만들기 위해 논의를 한다. 멋진 스타가 카메오로 나오더라도 억지스러워 보인다면 그건 실패"라고 말했다. 이어서 "워낙 몸값이 센 스타들이 많이 나와 그에 합당한 출연료를 챙겨주지도 못한다. 스타 한 명당 여러 스태프들이 움직이는 만큼 최소한의 진행비 정도만 지급한다. 그럼에도 모두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