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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예능, ‘일요일이 좋다’ 유일한 상승세
MBC '우리들의 일밤'과 KBS 2TV '해피선데이'가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으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우리들의 일밤'은 야심차게 시작한 대표 코너 '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가 전국 시청률 6.6%(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면서 동시간대 최하위에 머물렀다. 또 다른 코너 '남심여심'은 1.6%로 '유령 프로그램'이란 말을 들었다. '해피선데이'는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을 본방송으로 내보냈는데도 9.3%로 스페셜 방송분과 별 다를 바 없는 성적을 기록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과 '런닝맨'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17.0%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MBC와 KBS의 주말간판 예능 '우리들의 일밤'과 '해피선데이'의 추락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해피선데이' 파업 부작용 심각
'해피선데이'의 하락세는 파업에 따른 부작용이 큰 원인이다. 주요 제작진이 KBS 새 노조 파업에 동참해 정상방송을 내보내지 못하는 동안 고정시청자들이 동시간대 다른 프로그램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분석.
특히 '해피선데이' 대표코너 '1박2일'의 부진은 프로그램 성적 전체의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일 '1박2일'은 지난주에 이어 '돌고래 114 특집'을 내보냈다. 제주도 앞바다에 사는 남방돌고래떼를 찾아나서는 기획으로 3개월간의 사전조사기간을 거치고 헬기 및 수중촬영까지 동원한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시청률은 기대 이하다. 코너 시청률이 11.3%로 동시간대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기록한 19.5%에 턱없이 못 미친다. 20%대를 넘나들면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해왔던 '1박2일'의 전성기를 떠올려볼때 굴욕적인 수치다. 시즌2 시작 이후 새 멤버들이 제대로 호흡을 맞춰보기도 전에 6주간 촬영이 결방되는 등 파행방송이 이어져 시청자들로부터 신뢰감을 잃어버린게 가장 큰 원인이다.
또 다른 코너 '남자의 자격'은 더 형편없는 기록을 보였다. 코너별 시청률이 6.7%다. 같은 시간 '일요일이 좋다-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은 16.8%를 기록했다. 이제 3회가 방송됐을 뿐인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지를 찾아가 현장성과 재미를 살려내는 '정글의 법칙'에 비해 '남자의 자격'은 진부하다는 혹평을 들었다. 20일 방송에서 멤버들이 발명왕에 도전하는 모습을 그렸지만 그동안 다른 미션에서 보여줬던 것과 달라진 것 없이 동일한 패턴으로 진행돼 지루함을 줬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제작진 뿐 아니라 출연자들에게서 방송의 재미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는 비난이 나왔다.
▶'나는 가수다2' 신들의 축제 맞아?
'우리들의 일밤'은 '결정적 한 방'이 될 줄 알았던 코너 '나가수2'가 예상외로 저조한 성적을 보여 아쉬움을 줬다. '나가수2'는 20일 방송에서 A·B조 두 번의 조별 경연을 거쳐 선발된 하위권 가수 6명이 '고별 가수전'을 펼치는 모습을 담았다. 시즌2 시작후 첫 탈락자가 나오는 날인 만큼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전 주 보다 1.4% 포인트 떨어진 6.6%를 기록했다. 지난 6일 첫 생방송 경연(9.9%) 이후 단 한 번도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음원순위도 민망한 수준에 그쳤다. '고별 가수전'부터 방송 직후 음원을 공개했지만 대부분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나가수' 시즌1이 첫 선을 보였을 때 모든 음원들이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며 신곡을 발매한 가수들을 위협했을 때와 180도 다른 분위기다. 박상민의 '여정', 정인의 '사노라면', 정엽의 '나만의 것'은 음원 사이트 벅스 실시간 음원 차트(21일 오전 8시 기준)에서 각각 5·19·20위에 올랐다. 박미경·이영현·백두산 등은 벅스에서 50위권 내에 겨우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20일 공개된 '나가수2' 음원 중 멜론 실시간 차트 50위권에 든 곡은 박상민의 '여정' 딱 한 곡 뿐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탈락한 백두산의 경우 벅스에서는 48위를 했지만, 멜론에서는 100위 안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 했다.
당초 제작발표회에서 김영희 PD는 "'나가수2'가 신들의 축제가 될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이 말에 전혀 책임을 지지 못하고 있다. 방송·가요계 뿐 아니라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나가수2'가 시즌 1만큼의 감동이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즌1 때 이소라·임재범·김범수의 무대를 본 시청자들은 '전율이 느껴졌다'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들의 출연분은 유튜브 등 각종 동영상 사이트에서 무한 다운로드 될 정도로 끊임없이 사랑받았다. 하지만 '나가수2'의 캐스팅을 보고 있으면 누가 이기고 지는지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가수를 캐스팅하는게 급선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우리들의 일밤' 1부 '남심 여심'은 여전히 1%대에 머물며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정지원·김연지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