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생리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말과 사람은 근본적으로 설계가 다르다. 따라서 적용되는 운동 프로그램도 전혀 달라야 한다.
많은 이들은 사람(선수)의 운동프로그램을 말에게도 접목시키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착각이다. 스포츠 생리학에서 운동과 체력의 함수관계를 따질 때 가장 먼저 최대심박수에 대한 계산방법을 강조한다. 최대심박수는 1분당 심장이 뛰는 횟수가 최대로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최대심박수 계산 방법은 운동을 하지 않는 일반인의 경우 ‘220-나이’의 공식을 사용한다.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이나 선수의 경우는 ‘205-(나이x0.5)’, ‘202-(나이x0.55)’ 등 다양한 계산방법을 활용한다.
이런 계산방법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마치 전문성있는 이론인 것처럼 주장되고 있지만 깊이있게 들여다보면 허점 투성이다. 이 공식들은 나이만 같으면 결과치 즉 최대심박수는 누구나 똑같다. 최대심박수는 환경적 요인과 심리적 안정상태에 따라 상당한 편차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승마전문가나 조교사들은 말에게도 이런 공식을 접목시켜 훈련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적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당연히 말은 그 프로그램이 적용되는 순간부터 혹사당하고 말 것이다. 말의 최대심박수는 보통 220∼230회에 달한다. 그런데 최대심박수는 큰 편차를 보이지 않는다. 또 체온도 38∼40도로 운동강도나 심리적 상태 등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한다.
말에게 사람의 운동프로그램을 적용시키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의 조교에는 4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과부하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운동강도를 과거보다 더 강하게 거는 방법이다. 둘째는 점진성의 원칙이다. 운동량을 단시간에 증가시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말이 적응할 때까지 인내를 갖고 적당한 운동강도를 유지하면서 강도 시간 빈도 등 3가지를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방법이다.
셋째는 반복성의 원칙이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훈련시키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개별성의 원칙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타고난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구력이 강하게 타고난 경우도 있고 스피드가 빠른 말도 있다. 조교는 개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말에게 집단적 혹은 일률적으로 사람의 훈련프로그램을 접목시킨다는 것은 그야말로 안타까움 그 자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