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한 네티즌이 스포츠 브랜드 르꼬끄 광고모델인 FC서울의 흑인 선수 아디(36·브라질)를 겨냥해 온라인 카페에 원색적인 비난의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나란히 르꼬끄 모델인 가수 아이유와 비교하며 "대체 뭔 생각으로 얘를 모델로 뽑은거야? 사장 미친겨?"라며 인종차별에 가까운 아디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네티즌 수사대는 아이디의 주인공이 자신을 "르꼬끄 디자인 팀장'이라 소개한 글을 발견했다. 수 백명의 네티즌들이 르꼬끄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 글을 올렸다. 르꼬끄와 유니폼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는 FC서울의 팬들도 "유니폼 환불과 불매운동을 불사하겠다"며 비판의 글을 쏟아냈다. 르꼬끄는 6일 "자체 조사 결과 글쓴이는 우리 직원을 사칭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 뒤 "수사기관에 의뢰해 해당 네티즌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나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현지인들에게 종종 인종차별적 야유를 당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더욱 씁쓸함을 자아낸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턴) 등은 공히 경기 중 볼을 잡을 때 원숭이 소리를 내는 상대팀 팬들에게 시달린 경험이 있다. 이청용은 "인종차별 야유는 종종 듣는다. 상대팀 팬들은 원숭이 소리를 내 자극하려든다"고 말했다. 지동원(선덜랜드)은 올 시즌 초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뒤 현지 해설자로부터 '리틀 칭크(little chink)'란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칭크는 서양 사람들이 동양인을 '찢어진 눈'으로 표현해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한 네티즌은 "유럽파 선수들이 현지에서 피부색 때문에 차별을 당하는 상황에서 한국인이 피부가 검다는 이유만으로 아디에게 막말을 쏟아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인종차별은 범죄다. 물의를 일으킨 네티즌을 반드시 처벌해 피부색으로 인종 등급을 매기는 일부의 그릇된 인식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