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 네 운명은 프로파일러.'
일간스포츠 인기 연재만화 '무각유전자'(글 김성모·그림 송상훈)가 이제 막 경찰이 된 주인공 주치의 활약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범죄유전자를 타고 난 그는 검사 사형도 일가의 핍박과 모함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중이다.
일간스포츠와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는 '무각유전자' 관련 범죄심리 설문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 학과는 현역 경찰·입경 준비생·범죄 연구자 등 1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세 집단이 삼등분하고 있다. 이들에게 범죄유전자를 지닌 주치가 경찰로서 겪을 고난과 갈등 상황 11가지를 질문했다.
설문은 이론·범죄심리·생활 3개 분야에 걸쳐 진행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범죄 연구자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범죄유전자와 범죄 발현과의 상관관계. 총 78명의 응답자들 중 62.8%인 49명이 '비교적 작은 편이다'(31명) '관련성이 거의 없다'(18명) 등 부정적 태도를 보였으나 37.2%인 29명은 범죄유전자와 범죄 발현과의 상관관계를 긍정했다. 특히 6명은 '절대적 관련성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주치처럼 범죄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 적합한 경찰 분야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대다수가 '범죄심리수사관(프로파일러)'를 지목했다. 무려 73.1%(57명)나 됐다. 향후 이 작품에서 독립 프로파일러로 성장하는 주치의 설정과 꼭 맞아떨어진다. 4개 항목 중 '과학수사팀'이 2.6%(2명)로 가장 낮았다.
교화가 어려운 범죄 유형에 대해선 '강간'이 46.2%(36명)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성범죄가 가장 교화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다. '살인'(12명) '절도'(11명) '방화'(7명) '사기' '폭력'(이상 6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한국의 범죄 및 치안 상황에 대해선 엇갈린 태도를 보였다. 28.2%(22명)는 통제되지 않고 있다고, 35.9%(28명)는 다른 나라의 수준이라고, 또 다른 35.9%(28명)는 비교적 잘 통제되고 있다고 답했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현재 경찰 시스템에선 범죄유전자를 가졌다는 이유로 경찰 채용 시 배제하지 않는다. '무각유전자' 주인공 주치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현역 경찰들은 범죄의 유전적 측면을 더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설문으로 우리나라의 치안 상황이 갈수록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