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주마 생산시장에서 혈통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암말도입가가 7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수입 암말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11년 서울경마공원에서 데뷔한 외산마는 총 168마리다. 이중 암말은 61마리로 이들의 몸값은 총 136만5000달러다. 한마리당 평균 수입가격은 2만2000달러로 2010년 같은 기간의 43마리, 98만4000 달러보다 38% 상승했다. 수입국은 경마 선진국인 미국(56마리), 호주(4마리), 캐나다(1마리) 등이다.
암말 경주마는 수입 물량도 늘었지만 금액 증가율이 물량 증가율을 앞질러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경주마들이 많이 수입되고 있다. 5만 달러이상 고가 암말은 2010년 4마리에서 7마리까지 늘어났다. 최고가 경주마는 '당대전승'(3세·암)으로 역대 수입 암말 최고 몸값인 7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국산 경주마의 중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마사회가 국산 경주마의 혈통개량을 위해서는 고가 씨수말만으로는 우수한 국산마를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암말 경주수 확대(전체 경주의 14%)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경주퇴역 암말의 우수씨암말(KRA 보유 우수 씨수말 교배신청 1순위 자격) 지정요건을 완화 확대하는 등 매년 파격적인 암말 우대정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수말·거세마에 대한 수입 상한가는 현행 미화 2만 달러로 유지하는 반면에 암말은 구매 상한선을 폐지했다. 또 해외 경주마 경매시장으로만 한정됐던 거래시장도 뛰어난 경주마를 미리 선점할 수 있는 개별거래(private sale)도 허용했다. 이밖에도 최우수 암말 선발 시리즈인 퀸즈투어(Queens' Tour)를 신설해 연도 최우수 암말에게 생산환류를 전제로 농식품부에서 확보한 3억원의 인센티브와 KRA 한국마사회가 보유 중인 우수 씨수말에 대한 우선 선택권도 주기로 했다.
경주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암말 경주마들은 은퇴 후 생산환류를 통해 세계와 경쟁하기 위한 국산마의 생산기반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암말인 '당대제일'(60전 25승 2착 13회)과 '즐거운파티'(39전 12승 2착13회), 유일한 그랑프리 2연패의 주인공 '가속도'(13전 12승)처럼 은퇴 뒤 씨암말로써 훌륭한 경주마를 생산할 수 있는 경우다. 최근에는 2009년도 최우수 국내산마에 오르며 국내 경마 역사상 최강의 암말로 평가 받아온 ‘상승일로’역시 지난해 씨암말로 변신해 첫 교배상대가 씨수말 ‘메니피’로 알려져 억대 경주마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해외 경주마 생산시장에서는 경주마의 뛰어난 장점은 씨암말로부터 60% 가까이 이어받는다는 보고가 있다”며 “향후 도입되는 고가의 암말들은 경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메니피(약 40억), 엑스플로잇(약 20억) 등 한국마사회의 씨수말들과 함께 한국형 경주마 생산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