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우치 요시히코(77) 오릭스 회장 겸 구단주는 일본 재계에서 손꼽히는 야구광이다. 고베 출생인 그는 소년 시절부터 야구를 좋아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환갑을 넘긴 지금도 동네야구에서 왼손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미야우치 구단주는 이대호 영입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후반기만 하더라도 일본 프로야구계는 이대호 영입에 부정적이었다"고 밝혔다. 한국 최고 스타에게 걸맞은 거액의 몸값, 한국 내 중계권 판매 전망 악화, 일본프로야구 전반의 경기 침체 등이 이유였다.
그러나 오릭스가 아깝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상황이 변했다. 지난해 10월25일 구단 보고회에서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미야우치 구단주에게 이대호 영입을 강력 건의했고, 구단주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때부터 오릭스 구단 관계자들은 "이대호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히기 시작했다.
미야우치 구단주는 워싱턴 대학에서 MBA 학위를 딴 미국통이다. 1991년부터 일본 정부의 규제개혁 논의에 참여했으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재임(2001~2006년) 당시 '세제개혁·민간개방추진회의' 의장을 지냈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기업에 인재가 필요하다면 높은 성공 보수로 영입하는 게 효과적이다. 프로야구에서도 좋은 선수 영입에 수억 엔을 쓰지 않는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