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간다. 해외파들은 올 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해였다. 박지성은 예전만큼 중용받지 못하고 있고 이청용은 지난 7월 프리시즌에서 정강이뼈 골절 부상으로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박주영은 이적 후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해외파들의 올 한 해를 정리했다.
뜨는 기성용
기성용(22·셀틱)은 해외파 중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년 만에 거친 스코틀랜드 무대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올해 초 아시안컵에 참가하느라 2010~2011 시즌 후반에는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지난 5월 마더웰과의 FA컵 결승에서 통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며 우승컵을 들어올린 기성용은 지난 7월 개막한 2011~2012시즌에 셀틱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개막전 축포를 시작으로 6골 5도움으로 해외파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전담 키커, 공수 조율, 몸싸움 등 모든 면에서 성장세다. 빅리그의 클럽들이 기성용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적시장에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양박의 침체
박지성(30·맨유)은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A매치 100회 기록을 남기고 국가대표팀에서 명예롭게 은퇴했다. 장거리 비행에 부상 우려가 많고 앞으로 소속팀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지난 8월에는 맨유와 3년 재계약을 하며 팀내 3번째 고액 연봉(약 81억원)의 영광도 누렸다.
지난 시즌 8골 6도움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남겼지만 2011~2012 시즌에는 애슐리 영 등 젊은 선수들로 인해 입지가 좁아졌다. 출장 기회도 뜸해졌다. 그러나 놀라운 운동량과 멀티 플레이 능력은 여전하다. 부상자가 많은 팀내 사정과 맞불려 후반기 활약이 기대된다. 최근 박싱데이에서 2호골로 예열을 마쳤다.
박주영(26·아스널)은 국가대표팀에서 화려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소속팀에서는 고개 숙이고 있다. AS 모나코가 2부로 강등되면서 이적팀을 고르느라 상반기 내내 마음 고생을 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릴OSC와의 계약 직전, 아스널의 러브콜을 받아 꿈의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선회했다.
하지만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고작 4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 중이다. 리그 데뷔전은 무기한 미뤄지고 있다. 12월에는 공식 경기에 1분도 뛰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아스널의 공격수 영입설까지 나와 이래저래 마음고생이 심하다.
시련을 뚫어라
10대 나이로 대표팀에도 발탁됐던 손흥민(19)은 프리시즌에서 호날두를 능가하는 득점력을 보였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날카로움을 잃어버렸다. 연말 휴식기에 고향 춘천에서 아버지의 개인 교습을 받으며 내년 도약을 벼르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빅리그 눈도장을 받은 지동원(20)은 선덜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강팀 첼시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신고한 것이 유일한 소득. 자신을 영입한 브루스 감독이 경질되자, 최근에는 교체 출장 기회도 잡지 못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 아래에서 국가대표 발탁까지 된 남태희(20)는 상반기에는 소속팀과 국가대표팀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프랑스리그 발랑시엔에서는2011~2012시즌이 개막된 후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카타르 레크위야 이적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 뛰다 지난 7월 스위스 바젤로 이적한 박주호(24)는 왼쪽 측면 수비수로 맹활약,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라는 큰 성과도 이뤄냈다
차두리(31·셀틱)는 올해 햄스트링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자주 겪었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셀틱 측면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닐 레논 감독의 칭찬도 잦아졌다. 옥세르에서 별다른 성적을 남기지 못했던 정조국(27)은 낭시 이적 후 교체 출장으로 기회를 잡고 있다. 시즌 2골을 기록 중이다. 구자철(22)은 한때 방출설도 흘러나왔지만 최근들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 시간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