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12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개막 이후 홈경기 10전 전패다.
삼성은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은행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전주 KCC에 68-74로 졌다. 삼성(4승20패)은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고, KCC는 3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하승진(KCC)과 줄부상, 두 개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 전 삼성 선수 명단을 본 허재 KCC 감독은 "김태형이 누구냐"라고 말했다. 올해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된 신인 김태형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김태형은 이날 전까지 9경기에서 51분을 뛴 게 전부였다.
삼성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줄부상으로 내보낼 선수가 마땅치 않아서였다. 시즌 초반 가드 이정석을 부상으로 잃은 삼성은 포워드 이규섭마저 무릎 인대를 다쳐 전열에서 이탈했다. 7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는 센터 유성호가 발목을 접질렀다. 2주 정도 쉬어야 하는 유성호는 이날 경기 명단에 이름만 올렸다. 사실상 11명으로 싸운 셈이다.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김승현도 선발로 코트에 나섰다.
전반은 KCC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하승진과 드숀 심스의 높이 덕분이었다. 하승진은 전반에만 18점을 올리며 삼성의 골밑을 유린했다. KCC는 리바운드에서 38-26으로 삼성을 제압했다. 그러나 삼성은 끝까지 KCC를 물고 늘어졌다. 결정적일 때마다 실책을 범했지만 심스의 골밑 공격를 잘 막아내면서 차근차근 추격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1분 9초를 남기고는 이시준이 3점슛을 터트려 68-71까지 점수차를 줄였다.
그러나 마지막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삼성은 아이라 클라크가 심스의 슛을 블로킹해 얻은 공격 기회 때 이시준이 3점슛을 던졌지만 공은 림을 돌아나왔다. 하승진은 삼성의 반칙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중 하나를 넣어 72-68를 만들었다. 삼성은 이승준이 더블 드리블을 범해 마지막 공격 기회를 놓쳤다.
하승진은 36분간 뛰며 23득점·8리바운드·2블록슛을 기록해 승리를 이끌었다. 하승진은 "자유투를 못 넣으면 내가 다 뒤집어 쓸 것 같다는 생각에 걱정했다. 1구를 못 넣었으면 두 개 다 놓쳤을 것"이라고 웃었다. 그는 "(삼성에)라모스가 있을 때보다는 편했다. 클라크가 힘이 좋은 편이지만 나이젤 딕슨이나 라모스 정도의 위압감은 없다"고 평했다. 허재 감독은 "하승진의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경기 내용은 불만스럽다. 외곽에서 하승진을 더 살릴 수 있어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김승현은 25분을 뛰며 4득점·5도움·3가로채기를 기록했다.
고양에서는 찰스 로드가 24득점·16리바운드를 기록한 부산 KT가 고양 오리온스를 77-64로 이기고 KCC와 나란히 공동 3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