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25시’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JTBC를 대표하는 'JTBC 뉴스10'의 진행자 차예린 아나운서(25)는 싱싱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화제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수준 높은 뉴스를 편성한 JTBC가 선택한 최고의 재원이다. JTBC 1기 아나운서인 차 아나운서의 하루를 밀착취재했다.
◇12:00~13:00 출근 “지하철에서 신문 챙겨봐요”
지하철 3호선 경찰병원역에서 JTBC 사옥이 있는 시청역까진 1시간. 먼거리지만 차 아나운서는 굳이 지하철 출근을 고집한다. "운전하면 다른 걸 할 수가 없어요. 지하철을 타면 신문도 챙겨볼 수 있고, 입도 풀 수 있어서 좋아요." 민낯의 차 아나운서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소리를 내 신문 기사를 연신 중얼거렸다. 남들이 보면 영락없는 ‘비 맞은 중’이다.
◇13:00 “전문가에게 받는 밀착 메이크업”
"오른쪽 눈썹이 자꾸 흘러내려요. 과할 정도로 위로 붙여주세요. 머리는 지난주 금요일에 한 스타일로 부탁드릴게요." 1층 보도국에서 받아온 콘티와 대본을 보면서 메이크업과 헤어세팅을 동시에 받는다. 4명의 전문가가 달라붙는다. 대본을 읽으면서 틈틈히 스타일을 점검한다. 의상팀에서 온 옷도 꼼꼼히 점검한다. "뉴스 진행할 때 시청자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옷을 입으려고 애쓰죠." 이날 입은 옷은 검은색 브이넥 원피스에 회색 자켓.
◇15:00~16:30 리허설
뉴스에 들어갈 녹화방송 리허설을 시작한다. 담당 PD와 프롬프터 사용여부와 동선을 꼼꼼히 체크한다. 본격적인 리허설이 시작하기 전까지 30분간 차 아나운서는 동선을 익히며 오프닝 멘트를 체크한다. 연필은 필수다. "언제 숨을 쉬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져요. 어색하지 않은 문장이 되도록 끊어 읽는 부분을 달리하며 30번 정도 읽어봐요." 긴장감이 느껴진다.
◇16:30~17:30 “쉬는시간엔 한약과 영양제”
리허설이 끝나지 않아도 5시 뉴스 진행때문에 스튜디오를 비워줘야 한다. 사옥 7층에 있는 아나운서실로 가 핸드백을 내려놓는다. 집에서 챙겨온 한약과 영양제를 먹는 것도 바로 이 시간. 지난번에 촬영한 뉴스를 꼼꼼히 모니터링한다. 차 아나운서에게 쉬지 않냐고 묻자 "이게 바로 쉬는 것"이란 대답이 돌아온다.
◇17:30~18:00 “선배와의 저녁시간”
10시 뉴스를 진행하는 전용우 앵커와 구내식당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선배님이 조언도 해주시니 금같은 시간이죠"라며 짜장밥을 한가득 퍼 담아온다. 밥을 먹는 내내 뉴스 진행 이야기뿐이다.
◇18:00~20:30 신문읽기
밥을 먹고 난 후에 오늘자 신문 4개를 흝어본다. 1면에 나온 기사들은 꼭 소리내어 읽는다. 전후 맥락을 모르는 기사들은 따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내용을 완전히 익힌다. "제가 모르는 상태에서 뉴스를 전달해드리면 시청자들이 대번 알더라구요. 어색하다면서." 차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아나운서실을 가득 메운다.
◇20:30~21:30 “10시 뉴스 준비” 멘트 연습
10시에 진행할 뉴스 큐시트와 대본이 나온다. 멘트를 보며 끊어읽기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으로 단어의 장단(長短)을 체크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이한주 기자' 등 입에 붙지 않는 발음은 주문을 외듯 큰소리로 수십차례 반복한다. 화장실을 가는 순간까지 대본을 놓지 않아 가장자리가 헤졌다.
◇21:55~22:45 “온에어, 가장 외로운 시간” JTBC 뉴스 10 진행
"가장 외로운 시간이에요." 살구색 쟈켓에 금색 스팽글 장식이 있는 흰 원피스를 입고 데스크에 앉는다. 앉은 차 아나운서는 큐 사인이 떨어지자 연습한 그대로 오프닝 멘트를 시작한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마무리 인사가 나오기 전까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낭랑한 목소리로 큰 실수 없이 뉴스는 물흐르듯 끝났다.
◇22:50~23:40 “마감뉴스 준비”
잠시 쉬나 싶더니 12시10분 마감뉴스를 준비한다. 10시 뉴스에서 미흡했던 단어들은 스태프도 깜짝 놀랄만한 큰 목소리로 발음한다. 끊임없는 연습, 옆에 앉은 이도 멘트를 외울정도로 수백번 대사를 읽는다.
◇24:10~24:20 JTBC 뉴스 24 진행
10분. 혼자 진행하는 뉴스라 더욱 부담스럽다면서도 카메라에 불이 켜지자 차분하게 뉴스를 전달한다.
◇24:25~01:00 “스태프와 마감회의”
뉴스가 끝나고 스태프와 회의를 한 뒤에야 퇴근을 한다.' 발음이 선명하지 못했다, 자세가 어색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차 아나운서는 따로 메모를 해둔다. 뉴스의 피드백이 끝난 뒤 빌린 의상을 반납한다.
◇01:15 “퇴근”
"머리는 언제 감고 세수는 언제하죠? 그냥 옷만 갈아입고 자고 싶은데 그랬다간 큰일나요. 내일 또 머리도 해야하고 화장도 해야하니까요." 차 아나운서가 녹초가 된 몸을 끌고 택시를 탄다. 내일을 준비하는 또다른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