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쌀국수라고 하면 '베트남 쌀국수'를 떠올리곤 한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이가 있다. 바로 '뚝배기집' 이정근 대표(50)다. 농심에서 식품연구와 마케팅 분야를 두루 거친 이 대표는 지난달 14일 서울 역삼동에 쌀국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뚝배기집을 열었다. 한국적 이미지에 세련미를 더해 벌써부터 주변 직장인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개업한 지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줄 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 하루 평균 250그릇 이상이 팔릴 정도로 인기다.
한국식 쌀 면에 한국식 요리
쌀 면의 탄생은 길게 뽑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에서부터다. 가래떡을 국수를 두껍게 뭉친 하나의 면발로 보았고, 이를 잘게 쪼개면 맛있는 면 요리가 될 거라는 확신에서부터 뚝배기집 쌀국수는 출발했다. 밥을 씹을 때 느껴지는 고소함과 단맛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쌀면 개발에 박차를 가해 성공했다.
반죽을 위해 쌀과 밀가루를 섞는 경우가 있지만 뚝배기집의 썰면은 100% 쌀로만 만들었다. 여기에 우리에게 친숙한 '설렁탕'과 '짜장면'을 결합해 설렁탕면·쌀짜장면·뚝배기 쌀 면을 주력 메뉴로 내놨다. 익숙한 맛이지만 쫀득한 쌀 면의 질감 등으로 새로운 쌀국수 요리란 평가를 얻고 있다.
뚝배기집의 성공 요인은
쌀 면 요리는 우선 건강에 좋다. 그래서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밀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매일 밥처럼 먹어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금방 배가 쉽게 꺼지는 밀면과 다르게 저녁 식사시간까지 든든함이 이어지는 것도 장점이다. 포만감이 오래남아 남자들도 즐겨 찾고 있다.
뚝배기집은 또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은 향신료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쉽게 질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쌀 면 외에도 해물·카레·짜장 덮밥과 떡갈비·주먹밥도 준비돼 있어 입맛에 따라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감각적인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세련되면서도 한국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것이 특징이다. 격자무늬 창문 장식과 도자기 그릇으로 정겹고 소박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뚝배기집은 49.59㎡(15평)에 30여개 좌석을 갖춘 소규모 음식점이다. 초기 투자비용은 약 7000만원. 뚝배기집 창업자 교육은 기초교육 5일·주방 1주일·홀서빙 교육 4일·슈퍼 바이저 교육 2주 등 맞춤형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사업설명회와 홈페이지를 통해 가맹주를 모집중이다. 창업문의는 02-827-3400.
다음은 이정근 대표와 일문일답.
-왜 지금 쌀국수인가.
"요새 젊은 사람들은 밥보다 면을 즐겨먹는다. 밀가루면 보다 건강에 좋고 다이어트도 할 수 있는 웰빙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쌀 면의 경우 쌀소비도 늘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베트남 쌀국수와 큰 차이점은.
"베트남 쌀국수는 끈적거림이 있어 물로 계속 씻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맛을 보완하기 위해 향료나 소스를 첨가했다. 우리는 쌀국수의 끈적거림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했다. 물로 씻어내지 않기 때문에 쌀 고유의 맛과 풍미를 살렸다. 약 3년 이상을 쌀 면 개발에 힘을 쏟았다."
-향후 계획은.
"우리 음식 문화에 대한 남다른 자긍심이 있다. 한식 세계화에 기여하고 싶다. 현재 한국은 '비빔밥'을 널리 알리려고 애쓰고 있지만 '밥문화'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에게 한계가 있다. 면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식재료다. 이탈리아의 파스타·일본의 우동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뚝배기집의 쌀 면을 가지고 한식을 널리 알리고 싶다. 내년에는 미국과 일본에도 뚝배기집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