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1-2012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의 '공공의 적'은 삼성화재였다.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무너졌던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이 "목표는 우승"이라고 공언하면서 "올해는 챔피언결정전에 삼성화재가 올라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KEPCO45 신춘삼 감독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서 가빈이 있는 삼성화재와 한 판 해보고 싶다"고 거들었고,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이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동반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 혹은 대한항공과의 일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방점을 찍었다.
세 팀의 야침찬 도전 선언에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올 시즌엔 각 팀 전력이 비슷하다. 6팀 모두 백중세로 예상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목표는 정규시즌 우승"이라고 덧붙인 뒤 "챔피언결정전에 나간다고 해도 어떤 팀과 만나게 될 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슬며시 웃음을 지었다.
신 감독의 답변이 시원치 않자 "지난해 엄살을 부렸지만 결국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해 3명의 감독을 경질시켰지 않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때도 신 감독은 "엄살이 아니라 상무를 제외한 모든 팀 전력이 비슷한 건 사실이다. 어차피 장기레이스를 해야 하고 선수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은가"라며 억울해했다.
"대한항공과 함께 2강으로 분류 된다"는 질문에 이르러서야 신 감독은 '공공의 적'으로 몰리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가 2강으로 분류되고 있는 건 알고 있다.
우리 팀 선수들이 지난해 그대로 유지가 잘 됐고, 석진욱이 보강됐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선수들의 나이가 많은 편이라 변수가 많다. 오히려 드림식스같이 젊은 팀들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희상 서울 드림식스 감독은 "우리 목표는 1차적으로 준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어떤 팀이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꿈을 꾼다. 우리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삼성화재와 붙어 신치용 감독에게 더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 년 동안 '최강'으로 군림해 온 삼성화재와 신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면서도 '한 번 붙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숨기지 못했던 것. 이경석 LIG 감독마저 "열심히 노력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 지난해 우승팀을 꺾고 싶다"고 말해 결국 5대1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자신과 삼성화재가 '공공의 적'이 됐다는 얘기를 들은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가빈은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여유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