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LG의 가을 잔치는 '가능'보다 '불가능'으로 한참 기울어졌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올시즌 LG를 보면 2002년 이후 아쉽게 4강행에 실패한 2005시즌과 2007시즌이 유독 겹친다.
2011시즌과 2005시즌이순철 감독이 2년차였던 2005년 LG는 시즌 전 호주와 오키나와에서 1·2차 마라톤 전지훈련을 통해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다. 하지만 부상 도미노에 시즌 내내 한번도 베스트라인업을 짜지 못한 채 무너졌다. 공격에서 이병규(등번호 9)가 타격과 최다안타, 박용택이 득점과 도루 타이틀을 차지했으나 박경수가 부상으로 톱타자 고민에 빠졌다. 백업들의 분전으로 7월 4위까지 올랐으나 7월22일부터 두산 3연전을 모두 내주며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올시즌은 박종훈 감독 2년차. 플로리다 마무리캠프에 사이판·오키나와 전지훈련 등 마라톤 전지훈련을 소화했으나 봉중근·이택근·이병규(등번호 24) 이대형·이진영 등이 부상으로 베스트라인업을 짜지 못한 것까지 닮았다. 톱타자 고민에 빠진 것도, 한때 2위였으나 6월14일부터 삼성 3연전을 모두 패하며 하락했다는 점 역시 그렇다.
2011시즌과 2007시즌2007년 지휘봉을 잡은 김재박 감독은 시즌 초반 6연승 등 2위를 달리며 4강 진출 꿈을 부풀렸다. 이적생 박명환이 제몫을 해줬고, 최동수·조인성이 타선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마운드가 무너지며 8월8일 이후 한번도 4강권에 자리하지 못했다. 4강 추격에 나선 9월7일 SK를 상대로 9회 2사까지 2-1로 앞섰으나 연장에서 패했다. SK는 4강이 유력해졌으나 LG는 4강 좌절을 맛본 경기였다.
올시즌 역시 꼭 그랬다. LG는 시즌 초 질주하며 6월 2위까지 오르며 4강 희망이 컸다. 이적생 박현준이 활약했고, 이병규(등번호 9) 조인성·박용택이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6월 이후 불펜과 선발의 연쇄 붕괴로 결국 5위로 주저앉았다. 4강 추격 분수령이던 9월1일 SK전 9회 2사까지 6-4로 앞섰으나 연장에서 패하며 SK에 희망을, LG에 좌절을 안긴 것도 유사한 행보다.
2001시즌, 2005? 2007?LG는 19일 현재 55승1무64패 승률 4할6푼2리를 달리고 있다. 6위 두산에 0.5경기차, 7위 한화와도 1.5경기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9월 들어 3승11패로 8개 구단 최악을 성적을 거두고 있는 LG에게 5위 수성도 힘겨워 보인다. 남은 시즌 13경기 결과에 따라 7위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즌 마지막 13경기 2005년 LG는 7승6패를, 2007년 LG는 5승8패를 각각 기록했다. 2005년에는 54승1무71패 승률 4할3푼2리로 6위를, 2007년에는 58승6무62패 승률 4할8푼3리로 5위를 차지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허진우 기자 [zzzmas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