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이 말과 호흡을 맞춰 해변을 습보로 달리고 있다. 차태현이 말과 호흡을 맞춰 해변을 습보로 달리고 있다.
‘각설탕(2006)’·‘그랑프리(2010)’에 이어 경마를 소재로 다룬 세번째 한국영화 ‘챔프’가 7일 개봉한다.
챔프는 교통사고로 시신경을 다친 기수 승호(차태현)와 그의 어린딸, 절름발이 경주마 ‘우박이’가 함께 역경을 극복하고, 꿈을 위해 도전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2009년 11월 은퇴한 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마 ‘루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말과 함께하는 치유의 이야기들
챔프와 각설탕·그랑프리 세편 모두 사람이 말을 만나며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되찾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다.
챔프의 주인공 승호는 통산 300승을 올릴 정도로 실력이 좋은 기수였지만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시신경까지 다쳐 시력이 점점 나빠진다. 결국 그는 퇴물 기수로 전락하게돼 생활고에 빠진다. 이때 승호는 제주도에서 사람을 태우기 거부하는 백마 우박이를 만나고, 우박이가 사람을 태우지 않는 이유가 자신이 일으킨 교통사고로 새끼를 잃고 다리를 다쳤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승호가 우박이에게 진심을 다하자 결국 우박이도 마음을 열고 둘은 잃어버린 꿈을 향해 다시 달린다.
각설탕과 그랑프리도 비슷하다. 각설탕은 주인공 시은(임수정)이 경주마 천둥과 진정한 친구가 돼 고난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며, 그랑프리는 사고로 말과 자신감을 잃은 기수 주희(김태희)가 제주도에서 우석(양동근)의 격려를 통해 연말 그랑프리 대회에 도전하는 영화다.
영화 챔프의 포스터 영화 챔프의 포스터
루나의 감동실화가 스크린으로
챔프는 다리장애를 극복하고 몸 값의 70배가 넘는 억대 상금을 벌어 들인 루나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사용했다.
2004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데뷔한 루나는 빠른 스피드와 영리함, 근성으로 은퇴 때까지 33경기에서 13승, 2위 5회에 총상금 7억5700만원을 벌어들인 명마지만 삶은 험난했다. 루나는 2001년 제주도 민간목장에서 태어날 때부터 다리인대 염증으로 오른쪽 앞다리를 절었다. 이때문에 3살때 경매시장에 나왔지만 루나를 사는 마주가 없었다.
하지만 루나의 근성을 지켜본 이성희 마주가 970만원에 루나를 구입했다. 당시 경매 최고가인 1억 2700만원에 비하면 1/13에 불과한 수준. 이 마주는 루나를 포기하지 않고 보살펴 결국 명마를 만들어냈다.
특히 루나는 2009년 마지막 은퇴 경주에서 선두에 달리던 말을 0.1초 차이로 따돌리며 역전승을 거둬 마지막 순간까지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 장면은 챔프에서도 일부 사용됐다.
경마공원에서 챔프 보자
챔프의 감동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9월 2일 저녁 7시 서울·부산·제주 3개 경마공원에서 챔프 시사회가 동시에 열려 누구든지 별도 티켓없이 참여할 수 있다. 특히 경마공원의 컬러전광판으로 영화를 상영해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