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KBS와의 일일극 대결에서 오랜만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 MBC는 지난해 11월 종영한 MBC 일일극 '황금물고기' 이후 방송된 '폭풍의 연인' '남자를 믿었네'가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줄줄이 조기종영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첫 방송된 '불굴의 며느리'가 MBC의 구원투수로 나서며 허둥거리는 MBC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박윤재(30)가 있다. 신선하면서도 친근한 외모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데뷔 10년차 연기자답게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드라마가 인기 상승세에 올라타는데 한 몫했다. 박윤재는 인터뷰 내내 "부족한 점이 많은데 사랑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표정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불굴의 며느리'가 전국 시청률 12~15%(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고 있다. MBC 일일극이 인기를 끈 건 오랜만이다."드라마 시청률이 잘 나와서 정말 행복하다. 시청률이 25%까지 쭉 올라갔으면 좋겠다. 하하. 드라마가 뜨니깐 알아보는 사람도 늘어났다. 길을 지나갈 때 "신애라의 남자다" "문신우(박윤재의 극중 이름)다"고 말하며 사람들이 알아봐줄 때 신기하더라. 얼마 전에 명동 롯데 백화점 행사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어서 깜짝 놀랐다."
-데뷔 10년만에 첫 주연을 맡았다. 드라마에 캐스팅된 과정이 궁금하다."최근 종영한 SBS 주말극 '신기생뎐'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극 초반에 금라라 역의 한혜린씨 상대역으로 출연했는데 그 방송을 '불굴의 며느리' 감독님이 보시고 한 번 보고 싶다며 연락을 하셨다. 오디션 첫 날 감독님이 5시간 동안 대본 리딩만 시켰다. 외모와 대사톤 등 보안해야할 점을 지적하더니 다음 날 또 오라고 해서 갔더니 또 5시간 동안 대본 리딩만 시키더라. 그런 식으로 5일 동안 매일 오디션을 봤다. 5일째 되는 날 감독님이 '니가 (문신우 역) 해봐라'라고 하시더라. 갑작스럽게 잡힌 오디션을 위해서 100만원 정도 되는 맞춤 정장을 여러벌 맞춰입고 갔다. 그런 노력들을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상대역 신애라와의 호흡은 어떤가."나랑 띠동갑인데 자꾸 나한테 누나라고 부르라고 한다. 하하. 정말 귀엽고 친절하신 선배님이다. 항상 연기를 할 때는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 '신애라 선배님은 내 여자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연기를 할 때 선배님이 사랑스러워보이신다."
-최근 신애라와의 키스신도 화제였다."데뷔 이후 첫 키스신은 이소연씨와 했고 이번이 두번째였다. 그래서 그런지 NG를 엄청 많이 냈다. 30~40번 똑같은 키스신을 촬영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디렉션을 소화할 때까지 키스신을 찍었다."
-이번 드라마에서 신애라의 전 남편 역으로 출연한 윤다훈과 묘한 인연이 있다고."2000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에서 윤다훈씨 언더스터디를 맡았다. 그런데 공교롭게 이번 드라마에서 다훈 형님의 전 부인인 신애라씨와 사랑하는 역을 맡았다. 다훈형님한테 첫 대본 리딩 날 '제가 예전에 형님 언더스터디 했던 사람입니다'고 했더니 형님도 신기하다며 크게 웃으시더라."
-누나가 배우 채림(본명 박채림)이다. 연기자로 데뷔하는데 누나의 도움이 컸을 것 같은데."누나의 영향을 받아서 연기자 쪽으로 진로를 결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데뷔할 때 누나의 도움은 전혀 안받았다.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후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 올라 연기 연습을 했다. 이후 전공 교수님의 추천으로 매니저를 소개를 받아서 2002년 영화 '해안선'이라는 영화로 데뷔할 수 있었다. '해안선' 이후 드라마 쪽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그때 영화 시장이 부흥할 때라서 영화를 계속 하고 싶다며 거절했는데 그게 잘 성사가 안되면서 공백기간이 길어졌다. 그 이후로 군대를 갔고, 제대한 후 다시 연기활동을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작은 역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런 결과 이번에 주연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누나가 방송 모니터링도 자주 해주나."거의 매일 해준다. 지금 누나랑 같이 산다. 내가 촬영때문에 늦게 집에 들어가면 그때까지 안자고 기다렸다가 그 날 방송분에 대해 아쉬웠던 점을 지적을 한다. 응원을 많이 해준다."
-극중 캐릭터처럼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해본 적 있나."없다. 연상과 사귀어 본 적도 없다. 하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조건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연애는 언제인가."얼마 안됐다. '불굴의 며느리' 전에 헤어졌다. 더 이상은 노코멘트하고 싶다. (웃음)"
-꼭 한 번 연기해보고 싶은 여배우가 있다면."수애씨랑 연기를 해보고 싶다. 예전에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에서 수애씨를 좋아해서 따라다니는 역을 맡았다. 색다른 캐릭터로 함께 또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앞으로의 꿈은."일단 '불굴의 며느리'가 대박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계속 바쁘게 연기자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긴장감을 안놓치고 항상 열심히 배우가 되겠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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