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피서도 즐기고 돈도 버는 아르바이트가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피서객이 대거 몰리는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파라솔을 설치해주는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음악을 실컷 즐길 수 있는 록페스티발 진행요원, 해외 어학연수 캠프 스태프 등은 지원자가 많아 쟁탈전이 치열하다. 일부 지원자는 인맥을 동원해 로비를 펼칠 정도다.
선탠에 비키니녀 구경도…파라솔 알바 해수욕장 아르바이트는 돈을 벌면서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남자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알바 알선 사이트에 올라온 '해수욕장 알바' 관련 글은 평균 조회수가 600건이 넘는다. 부산 해운대의 A 파라솔 운영 업체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20통의 문의전화가 온다"며 "근육을 키우거나 까무잡잡한 피부를 만들고 싶은 남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파라솔 알바를 한 대학생 김모(26)씨는 "파라솔을 팔면서 예쁜 여자분들과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도 꽤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라솔 알바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해수욕장이 개장하기 전에 일찌감치 모집을 마치고 타 지역 사람들은 뽑지 않기 때문이다. 해운대의 B 업체 관계자는 "'한 번 놀아볼까'란 생각으로 오는 뜨내기는 받지 않는다"며 "타 지역 사람들은 뽑지 않고 이력서를 꼼꼼하게 검토해 불미스러운 일을 미연에 방지한다"고 말했다.
비싼 참가비 해결…록페스티발 진행요원대학생들 사이에서 한번은 가봐야 하는 곳으로 자리잡은 록페스티발의 진행요원도 없어서 못하는 대표적인 알바다. 오는 5일 인천에서 열리는 록페스티발 진행요원 모집은 삽시간에 마감됐다. 선착순으로 80명을 뽑는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하자마자 200명 이상이 몰려 하루도 안돼 끝난 것. 행사 주최사 관계자는 "진행요원을 하고 싶다는 문자메시지와 메일이 한꺼번에 몰려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페스티발에서는 문의가 많아 따로 면접을 보기도 했다. F모 페스티발에서 현장 스태프로 일했다는 최인아(25·여)씨는 "공연 관람 비용이 비싸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페스티발을 즐기려는 대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당에 무료 입장권까지…워터파크 알바워터파크 알바도 여름철 인기있는 대표적인 알바다. 에버랜드와 캐리비안 베이는 200~300명 정도 알바생을 뽑는데 1000명이 지원한다. 워터파크 알바생들에게는 급여 외에 특별한 혜택이 있다. 3개월간 일을 하면 무료 입장권을 주는 것. 여기에 수상안전요원 자격증을 딸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해외여행에 영어실력 쌓기도…어학연수 캠프 스태프 해외 체류가 가능한 알바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한 사설학원에서 필리핀 영어캠프 스태프 1명을 뽑는데 300명이 몰렸다.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데다가 영어실력도 늘릴 기회를 얻을 수 있어 경쟁이 뜨겁다. 그러다보니 학원장에게 로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화여대생인 한채영(25)씨는 "왕복항공권과 급여는 물론이고 매일 1대 1로 2시간 동안 원어민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3년째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윤 알바천국 마케팅 차장은 "6월 조사한 결과 워터파크와 같은 물놀이 관련 일자리에 이력서를 보낸 횟수는 전월대비 129.7%증가했을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에 하는 아르바이트 자리인 경우에는 꼭 불법 업체는 아닌지 미리 조사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예술 기자 [meister1@joong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