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의 전설' 이라부 히데키(42)가 사망했다.
AP통신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투수 이라부가 LA 인근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LA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25분께 이라부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목을 매 사망한 것으로 보아 자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988년 일본 지바 롯데의 전신 롯데 오리온스에 입단해 시속 155㎞ 안팎의 강속구와 포크볼로 이름을 날렸던 이라부는 9시즌을 롯데에서 활약한 후 1997년 1월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곧바로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된 이라부는 첫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7.09로 부진했지만 이듬해 13승 9패 평균자책점 4.06, 1999년에는 11승 7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1998년부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지만 체중 조절에 실패해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로부터 '살찐 두꺼비'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2000년 몬트리올로 이적하며 내리막길을 걸은 이라부는 2000년부터 3년간 몬트리올과 텍사스에서 단 5승(13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2003년 일본 프로야구 한신으로 돌아왔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2004년 은퇴했다. 통산 성적은 일본에서 72승 69패 11세이브, 메이저리그에서 34승 35패 16세이브다.
은퇴 후 일본에서 지내던 이라부는 2008년 술집 바텐더를 폭행하는 사건을 일으켰고, 2010년 5월에는 미국에서 음주운전으로 체포되는 등 잦은 구설수에 올랐다. 2009년 6월에 미국 독립리그 롱비치 아마다 등에서 잠시 선수활동을 재개하기도 했지만 3개월만에 그만뒀다.
뉴욕 양키스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라부의 사망에 깊은 조의를 표하며 모든 선수들이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던 이라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고,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 야구의 전설이 쓸쓸하게 떠났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