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여진이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 불발 사실이 알려진 후 간접적으로 심경을 토로했다.
김여진은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닌데...'라는 묘한 글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같은날 오전 방송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손석희는 "MBC의 새 규정으로 김여진씨가 '시선집중'에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 양해바란다"라는 말을 전했다.
MBC는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여진이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새 패널로 참석한다. '정치·사회·문화 분야 진보 대 보수 토론'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MBC 내부에서 김여진의 출연을 두고 논란이 일어나면서 급기야 이우용 라디오본부장, 김애나 라디오 1부장, 이진숙 홍보국장 및 홍곤표 홍보시청자부장 등 보도자료 배포에 관련된 직원들이 무더기 징계조치를 당했다. 김여진 역시 최근 개정된 MBC 측의 '고정출연자 및 직원의 대외발표활동에 대한 규칙'에 준거해 출연이 불발됐다.
이 개정안은 13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됐다. 사회적 쟁점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히고 활동하는 이른바 '소셜테이너'의 방송출연을 제한할 수 있는 규칙이 포함돼 '소셜테이너 방송금지법'이라 불리며 논란이 됐다.
이에 MBC 라디오 평PD협의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그간 김미화와 시사평론가 김종배의 하차 등 라디오 시사프로에 대한 상식 밖의 외압과 칼질이 계속됐다. 김재철 사장 이하 임원진이 개입된 결과'라면서 '특히 이번 김여진 건은 차원을 달리하는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또한, '아직 출연도 하지 않은 출연자를 마음대로 교체하는 사상초유의 작태도 그렇지만 담당PD와 라디오 본부장 등 출연자 섭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인력들이 결정한 사항을 경영진이 뒤늦게 막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발언 때문에 출연을 규제한다면 아예 대선 당시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한 이순재·이덕화는 당장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