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팀은 연고지와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1일 세종대에서는 한국축구과학회가 첫 걸음을 내딛었다. 축구과학회는 축구에 관심 있는 대학교수들은 물론 다양한 전문분야 종사자들이 참여한 단체로 창립총회를 기념해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축구 종가 영국의 리버풀 존 무어스대에 재직중인 교수들이 강연을 통해 자리를 빛냈다.
마틴 리틀우드 교수는 '지역 사회에서 프로축구팀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프로구단들이 지역 사회와 상생해야 함을 강조했다. 리틀우드 교수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20개 구단이 모두 지역사회 담당과를 두고 있다. 구단뿐 아니라 축구협회와 선수협회 차원에서도 자선재단을 운영하는 등 사회적 봉사를 강조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잉글랜드 클럽들은 기업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 만들어진 K-리그 팀들과 달리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했다. 그러나 잉글랜드에서도 본격적으로 지역사회 기여가 이뤄진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리틀우드 교수는 "1990년대부터 영국 내 아동과 청소년들의 건강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다.
그 때부터 축구팀들의 지역 활동이 강화됐다. 영국에서 축구는 가장 밀접하고 친숙한 문화이기 때문이다. 축구선수들은 아이들의 우상이자 롤모델이라 더욱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리틀우드 교수 역시 에버턴에서 운영중인 EitC(Everton in the Community)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리버풀은 영국에서도 빈민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건강 스쿨버스와 같은 아동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물론 금연과 암 예방을 주제로 한 18-35세 남성, 5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등 연령대별로 진행해 이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정부 지원 없이 구단과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영국에서의 이런 움직임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클럽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면에서 K-리그 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승부조작으로 잃은 팬들의 신뢰를 되찾고, 좀 더 넓은 팬층을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틀우드 교수는 "프로팀은 해야할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들이 개발돼 팬들에게 다가서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