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메이저리그서 라이언 보겔송(34)의 인생역전이 화제다. 올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선발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10여년 넘게 무명생활을 전전하다 신인 시절 자신을 지명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라이언 보겔송은 1998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픽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후 2년 만인 2000년에 메이저리그 데뷔를 치러낼 정도로 팀 내 유망주로 자리매김한 보겔송은 2001년 뜻밖의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다. 그를 원한 팀은 메이저리그 최약체 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당시 리빌딩에 들어갔던 피츠버그는 평범한 선발투수로 전락한 제이슨 슈미트를 보내는 대신 젊은 보겔송을 받아들였다.
이적 첫 시즌 2번의 선발 등판에 그쳤던 보겔송은 2004년부터 본격적인 선발투수 보직을 맡았다. 하지만 6승13패 평균자책점 6.50의 극악 피칭으로 무너졌고 이듬해인 2005년엔 중간계투로 강등돼 팀 내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슈미트의 대활약…극명한 트레이드 명암
보겔송을 옥죄었던 것은 다름 아닌 트레이드 상대인 슈미트였다. 피츠버그 시절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슈미트는 샌프란시스코로 이적 후 놀라울만한 변신을 이뤄냈다. 2002년부터 5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올렸고 특히 2003년엔 18승 7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며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됐다. 이적 첫해인 2002년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도 슈미트였다.
리빌딩에 실패하며 메이저리그 약체 이미지를 벗지 못한 피츠버그 팬들은 슈미트를 그리워했고 상대적으로 보겔송의 부진은 언론을 통해 극명하게 부각됐다. 결국 2006년을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보겔송은 일본무대에 진출해 제2의 삶을 준비했다.
▶일본 진출도 실패…마지막 반전카드는?
2007년 한신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보겔송은 2년간 7승6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 일본 무대에 연착륙했다. 하지만 2009년 오릭스서 또다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필라델피아 트리플A로 돌아온 보겔송은 올 초 원 소속팀이었던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메이저리그 복귀를 타진했다.
결국 계약에 성공했고 지난 4월 1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다시 섰다. 더 나아가 29일에는 2004년 9월30일 이후 첫 메이저리그 선발 등판에 나서는 기쁨까지 얻었다. 보겔송의 메이저리그 등판은 팀 내 투수 최고 연봉자인 베리 지토의 마이너행과 엮여 일회성으로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보겔송은 현재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돼 있다. 31일 현재 3승1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중이다. 보겔송은 현재 팀 린스컴· 맷 케인 등과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가 올시즌 보여주고 있는 성적은 10여년 전 샌프란시스코 마운드에 섰던 ‘제이슨 슈미트’ 활약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