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한화가 달라졌다. 프로야구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비난을 잠재우고 희망의 서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화는 5월 들어 8승8패를 기록하며 한 때 2할대까지 떨어졌던 승률을 3할6푼8리로 끌어올렸다. 여전히 승보다 패가 10개나 많은 최하위 신세지만 7위 넥센과 간격을 1경기차로 줄였고 중위권 팀들과도 5경기차 이내로 좁혔다. 특히 지난 15일 사장과 단장이 동반 퇴진하는 강수를 둔 이후 3승1패의 상승세를 탔다.
일시적인 반등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희망요소가 너무 많다. 대표적인 것이 탄탄하게 자리잡기 시작한 젊은 선발진이다. 김혁민(24), 안승민(20)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에이스 류현진(24)과 함께 막강한 1~3선발을 형성했다. 5월들어 5번의 퀄리티스타트와 5승을 합작한 세 명은 이제 어느 팀 1~3선발도 부럽지 않다.
김혁민의 가세가 큰 힘이 됐다. 빠른 공을 전혀 컨트롤하지 못해 4년동안 유망주 딱지를 떼지 못했던 김혁민은 지난 5일 전혀 다른 사람이 돼서 1군에 합류했다. 지난 13일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올리더니 19일 두산전에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이닝인 7⅓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무실점으로 생애 최고의 투구를 했다. 3경기에서 17이닝을 던져 2승1패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했다.
2년차 신예 안승민도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잡았다. 15일 삼성전에서 6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는 등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며 2승1패 평균자책점 4.05을 기록중이다. 여기에 3년차 장민제도 12일 LG전에서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4선발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선발진 맏형 양훈(25)이 다소 기복이 있지만 수퍼루키 유창식이 19일 상무와 2군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무력시위를 펼쳐 조만간 1군 복귀가 점쳐진다.
불펜도 든든하다. 10년 만에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노망주' 박정진(35)이 5월 들어 7경기에서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뒷문을 지키고 있다. 초반 블론세이브를 거듭했던 마무리 투수 오넬리도 덩달아 각성한 모습. 최근 3경기에서 실점없이 2세이브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이희근 한상훈의 투혼이 돋보인다. 5월들어 각각 3할8푼7리, 3할2푼7리의 타율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19일 두산전에서는 둘이서 결승득점과 타점을 합작했다. 한대화 감독은 "이제 분위기를 좀 탄 것 같다. 내친 김에 계속 위닝시리즈(3연전중 2승 이상)를 할까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동환 기자 [hwan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