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LG는 올시즌 목요일만 되면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14일 사직 두산전(6-7) 21일 대전 한화전(1-4)에서, LG는 14일 잠실 삼성전(1-5) 21일 문학 SK전(1-5)에서 각각 전패했다. 그야말로 양팀은 '목요일 저주'에 걸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28일 사직구장에서 LG가 8-7로 승리하며 저주를 풀었다.
양팀 선발 송승준(1승1패 평균자책점 2.45)과 김광삼(2승 평균자책점 1.46·이상 27일 현재)은 시즌 초반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어 투수전에 무게가 실렸다.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은 최근 한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방망이였다. 롯데와 LG는 전날 각각 안타 13개(2홈런)와 21개(4홈런)을 집중시키는 등 타격감이 한껏 올라 있는 중. 이날도 롯데와 LG는 각각 15안타와 11안타(1홈런)을 때려내며 신바람을 냈다. 양팀 타자들의 맹폭에 선발 등판한 송승준(5⅓이닝 8피안타 7실점)도, 김광삼(4⅓이닝 8피안타 5실점)도 마운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신바람은 롯데가 냈지만 LG의 뒷심에 밀렸다. 롯데는 1-5로 지고 있던 5회 1사 이후 6안타(2루타 2개) 3볼넷을 집중해 6득점을 얻어내는 괴력을 뽐냈다. 박종훈 LG 감독은 선발 김광삼을 과감히 마운드에서 내리며 임찬규-신정락을 연이어 마운드에 올렸으나 롯데 타격쇼를 말리지 못했다.
5-7로 역전당했지만 LG 타자들은 침착했다. 지난해처럼 한순간 무너져 반격의 힘조차 내지 못하는 LG가 아니었다.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6회 1사 뒤 4안타 1볼넷으로 3득점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결승점은 방망이가 아닌 폭투로 나왔다. 롯데 고원준은 7-7이던 6회 2사 만루에서 이대형 타석 때 폭투를 던져 3루 주자 조인성이 결승득점을 올렸다.
이후 LG는 이동현(2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이상열(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김광수(1이닝 무안타 무실점) 등 승리불펜을 가동해 한점차 승리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