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에서 라인은 없었다.
2010시즌부터 경륜 최고의 화두는 호남권과 서울권의 라인 대결이다. 지난해 호남팀은 최고권위의 네티즌배와 그랑프리에서 라인의 힘을 바탕으로 이욱동을 따돌렸다. 이번 시즌 호남권과 서울권은 자존심을 건 라인 대결을 펼치고 있다. 슈퍼특선급의 라인 대결 분위기는 일반 특선급이나 우수, 선발급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웬만한 결승 경주에서는 라인 대결 구도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런 기조에 맞춰 경륜 팬들도 라인에 초점을 맞춰 베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문제는 생각만큼 라인끼리의 동반 입상률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2011시즌 선발, 우수, 특선급을 통틀어 총 27번의 결승전이 펼쳐졌는데 그 중 21경주가 라인 대결 양상이었다. 문제는 라인 대결 구도로 펼쳐진 21차례의 경주 중에서 동반입상에 성공한 경주는 3회차 특선급 결승인 14경주와 4회차 우수급 결승인 11경주 단 두 차례밖에 없다는 점이다. 수치상으로 따져보면 9.5%다. 10경주 중에서 1경주 정도만이 라인에 성공을 한다는 결론이다. 지난주만 예를 들어도 광명에서 세 차례의 결승전이 펼쳐졌는데 라인끼리 들어온 경주는 한 경주도 없다.
그렇다고 모든 팀의 라인 성공률이 저조한 것은 아니다. 20대와 17기들이 주축이 되고 있는 고양팀은 결승전에서 최재봉, 김민균이 처음으로 만나 동반입상을 성공시키며 100%의 성공률을 보였고 결승전이 아닌 일반 경주에서도 적극적인 협공으로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주 특선급 결승에서 맞붙었던 창원권과 충청권은 결승전에서 각각 7번 씩이나 라인이 형성됐으나 동반 입상은 단 한 차례 밖에 없다.
두 팀은 가장 많은 팀원을 확보하고 있어 2명 이상의 선수가 결승에 진출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팀원끼리 훈련하는 경우가 흔치않아 라인플레이가 성공하는 사례가 많지않다. 수적인 우세보다는 단결력에 의해 라인의 승패가 결정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지막 한 바퀴의 장학순 전문위원은 “앞으로도 라인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는 수그러지지 않을 것이다”면서 “기대치에 비해 성공률이 낮은 라인의 허구를 공략해 나간다면 짜릿한 적중의 기쁨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