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주말극 '근초고왕'이 연이은 출연자들의 사건·사고로 한숨을 쉬고 있다.
지난달 27일 '근초고왕'에 출연중인 안재모의 집에 도둑이 들어 결혼 패물을 훔쳐간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근초고왕' 제작진 사이에서는 '정말로 근초고왕의 저주가 있는게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도 매번 출연자들의 사건·사고 때문에 구설에 오르는 것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은 것.
'근초고왕'이 출연자들의 사건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은 벌써 네 번째다. 첫번째 악재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 불거진 김지수의 음주운전 사건. 김지수는 지난해 10월 '근초고왕'의 출연을 앞두고 음주 뺑소니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김지수가 소속사를 통해 공식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근초고왕'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김지수 하차' 요구에 시달려야 했다. 제작진이 김지수를 감싸안으며 촬영을 진행했지만 첫방송 이후 '근초고왕'은 10%초반대 시청률로 부진을 면치못했다.
1월에 터진 중견 연기자 서인석의 대리운전기사 폭행사건의 여파도 만만치 않았다. 서인석은 음주 상태에서 대리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어 오른쪽 뺨을 가격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서인석은 한 연예정보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공인으로서 잘못을 인정한다"며 공식사과했다.
가장 치명적인 사건은 주연을 맡은 감우성과 제작진과의 연이은 불화. 감우성과 제작진이 촬영 스케줄을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다 결국 감우성이 무단으로 촬영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고 이후 KBS가 감우성 측에 손해배상 명목으로 내용증명까지 발송해 사건이 외부로 알려졌다. 이후 양 측의 감정이 격해져 촬영장에 연일 이상기류가 감돌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 현재는 양측이 한 걸음씩 물러나면서 사태가 진정됐다.
'근초고왕'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에 대한 것보다 사고 때문에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해 걱정이 크다. 하지만, 촬영현장에서는 티 내지 않고 각자의 일에 전념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적인 일이 드라마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프로근성을 발휘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