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도 통증이 있다. 하지만 나는 언제든 대표팀이 부르면 달려갈 것이다."
'로봇' 차두리(31·셀틱)가 아프다. 아파도 그는 여전히 씩씩하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보낼 시간을 얻었기에 웃는다."
아시안컵·터키와의 평가전을 연달아 치른 차두리는 최근 발목에 통증을 느꼈다. 인대가 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두리는 15일(한국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내일 정도면 수술을 할지 안할지 결판난다. 초음파 검사를 한 번 더 하면 확실하게 결론이 난다. 수술하면 (회복기간이)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수술 없이는 약 8주가 걸린다"며 "발목이 많이 아프다. 걸을 때조차 통증이 있다. 그래서 보조기를 차고 다닌다"고 털어놨다.
대표팀의 '유쾌' 아이콘답게, 차두리는 "이 기회에 사랑하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난 지금까지 얻은 것에 감사한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며 부상도 긍정적으로 소화해냈다. 물론 두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는 그간 쌓아온 경험 덕에 두려움도 떨칠 수 있다. 그는 "2009년 여름 난 독일 2 부리그 하위 팀의 소속 선수였다. 2011년 겨울 나는 유럽 명문 팀의 소속 선수다. 짧은 시간 안에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다. 정신없이 뛰어 왔다. 3년간 못 뽑힌 대표팀도 다시 뽑히고, 2006년 못 나간 월드컵도 다시 나갔다. 마지막으로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영광까지.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이제 잠시 쉬어야 한다"며 부상보다도 그간 얻은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했다.
차두리의 부상을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대표팀에서 너무 혹사당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차두리는 "대표팀 혹사는 없다. 선수 한명 한명 모두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 한다"며 "나는 3년간 대표팀을 멀리서 바라봐야 했을 때 대표팀의 소중함을 더욱더 깨달았다. 나는 지금도 언제든 대표팀이 부르면 달려갈 것이다. 그건 나 뿐 아니라 다른 선수도 다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두리는 잠깐 쉬었다가 더 빠르고 더 힘이 세지고 더 기술이 좋아져서 돌아올게요. 그때까지 뿅. 모두 행복하세요"라며 장난스러운 인사를 전했다.
온누리 기자 [nuri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