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은퇴한 양준혁(42)은 스마트폰 메신저서비스에 닉네임을 '준혁학생'으로 써놨다. 지난해 화제였던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등장인물 준혁학생을 본 딴 말이다. 양준혁은 닉네임처럼 2011년 봄부터 '준혁학생'이 된다. 양준혁은 3일 "대학원 진학을 위해 서류를 냈는데 거의 합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해외연수를 계획했던 양준혁은 '대학원생'으로 올해 계획을 수정했다.
양준혁은 지난달 모교인 영남대 대학원에 원서를 냈다.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대구 지역 유명인사인 양준혁의 대학원 진학 의사에 학교측은 반겼다. 학교 홍보 등 긍정적인 효과도 많다. 양준혁은 "이론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며 "야구 장학재단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주위의 도움도 받고 있지만 내가 직접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대학원 전공도 '스포츠 과학'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양준혁은 선수 생활 후반부터 장학재단에 대한 꿈을 자주 드러냈다. 그는 "은퇴 후에는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장학재단을 만들어 야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리더십을 심어주고 인성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하곤 했다.
은퇴할 당시에는 메이저리그 구단으로 해외 연수를 생각했지만 은퇴 이후 상황이 많이 달라지면서 진로를 변경했다. 지난해 10월 말 대전에서 '1회 양준혁 전국청소년 야구 대축제' 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55개 클럽, 10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양준혁은 "해외 연수도 어차피 공부의 과정이다. 지금 벌려 놓은 일들이 많다. 장학재단도 그렇고 지금 제대로 기틀을 마련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혁은 은퇴 후 더 바쁜 몸이 됐다. 처음 한두번 했던 강연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의 대학, 기업체 등에서 초청이 쇄도하고 있다. 대구지역 대학과 삼성그룹 계열사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서울, 광주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연하느라 바쁘다.
한편 양준혁은 신임 류중일 감독이 취임한 삼성 라이온즈의 코치설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구단에서 (코치직) 제의도 없었는데 무슨 소리인가"라며 "지금 당장 코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야구 저변을 넓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재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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