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22일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 의지를 밝혔다.
온라인게임 강자 엔씨소프트는 스포츠게임을 서비스한 적 없는 등 야구와 연결점을 찾기 어렵다. 또 창단 연고지로 요청한 통합 창원시와도 아무 연결고리가 없다.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 추진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김택진 대표의 결단
김택진(43)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IT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대표는 야구를 매우 좋아하며 시즌 중 야구장을 직접 찾곤 한다. 지난해 온라인야구게임 붐이 일자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자 마음먹었고, 지난해 가을 문학구장에서 열린 SK-KIA 한국시리즈를 직접 관전도 했다. 야구 열기를 체감한 그는 야구 관련 사업 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과정에서 창단을 위한 시장조사는 물론 게임업체가 대주주인 메이저리그 시애틀, 역시 게임회사가 구단주인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사례를 연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올 여름 강연회에서 임원들과 함께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를 만나 야구 창단에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창단 결심을 굳혔다.
새 비즈니스 모델
야구단 창단으로 게임회사의 노하우를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 성공모델을 만들자는 김대표의 제안에 엔씨소프트 임원들 역시 흔쾌히 찬성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대외협력 상무는 "게임회사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줬는데 이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기기 위한 노력"이라며 "IT 노하우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융합, 즐거움을 주고 싶다. 게임회사가 야구단을 운영하면 국민에게 활력소를 줄 것으로 믿는다"고 창단 배경과 의지를 밝혔다.
김대표의 아내이자 엔씨소프트 부사장인 윤송이(35) 최고전략책임자도 영향을 미쳤다. 윤 부사장은 마케팅전략의 중심에 있다. 그동안 연간 6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도 사회적인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라 사회공헌 측면에서 프로야구를 고려했다. 사회적 역할이라는 대의에 엔씨소프트가 창원시에 아무 연고가 없다는 점은 장애가 되지 않았다. 창원시가 마산과 진해와 통합되면서 재원이 탄탄해진 것도 긍정요소였다.
안정된 자금력
IT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가 내실있는 탄탄한 기업이기에 야구단 운영을 위한 자금력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총 매출이 6347억여원, 당기 순이익이 1854억여원으로 순익율이 30%에 이른다. 시가 총액 4조원이 넘고, 김대표는 1조원이 넘는 주식부호다. 엔씨소프트는 주력게임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의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이재성 상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300억원으로 월 190억원의 영업 이익을 올리고 있다"며 "웬만한 유명 기업들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엔씨소프트는 부채가 전혀 없다"며 "어느 기업보다 튼실하다"고 운영능력에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권오용·허진우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