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 선수와 전설이 만났다. 개인통산 최다승(210승) 기록 보유자 송진우(44·전 한화)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23·한화)의 어깨를 두드렸다. 올해 공격 7관왕의 위업을 이룬 이대호(28·롯데)는 도루를 제외한 공격 모든 부문의 개인통산 최다기록을 만들어내고 그라운드를 떠난 양준혁(41·전 삼성)에게 허리숙여 인사했다.
10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일구상 시상식서 벌어진 풍경이다. 이날 류현진과 이대호는 각각 최고 투수·타자상을 수상했다. 송진우와 양준혁은 공로상을 받았다.
송진우는 "지난 해 은퇴한 뒤 일본에서 연수를 하느라 현진이가 던지는 장면을 많이 보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덧 대단한 투수가 되어 있더라"고 기특해했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에 입단해 송진우로부터 서클 체인지업을 전수받았다. 이 구질은 한국 프로야구는 물론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올림픽·아시안게임 등 국제무대에서도 류현진의 이름을 빛나게 했다. 양준혁은 "올 시즌 이대호는 정말 완벽하더라. 빈틈이 안보였다"고 했다. 이대호가 타자로 전향할 때 가장 본보기로 삼았던 이가 양준혁이다.
이날 시상식서 송진우는 "후배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했다. 양준혁은 "청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20여년간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왔던 두 전설은 이제 '가르치는 입장'이 됐다.
송진우와 양준혁을 '살아있는 교과서'로 삼았던 류현진과 이대호는 2010년 최고 투타로 자리매김했다. 둘의 내년 목표는 "더 나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 야구는 기분좋은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