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컵에 참가할 예비선수 명단 47명을 발표했다.
원래 예비 엔트리는 50명이다. 하지만 조 감독은 숫자를 채우기 위해 무의미한 선수의 이름을 올리기는 싫다며 47명만 뽑았다. 하지만 47명이라고 똑같은 예비 선수가 아니다. 박지성·이청용 같은 대표팀 붙박이도 있고, 누군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아시안컵 출전이 요원한 선수도 있다.
국내파와 J-리그파 등 24명이 13일부터 23일까지 제주 서귀포에서 전지훈련하며 테스트를 받는다. 그리고 28일까지 유럽·중동파에 국내·J-리그파를 망라해 아시안컵에 나설 최종엔트리 23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47명을 두고 얽히고 설킨 경쟁구도를 살폈다.
▲실질 경쟁률 '3대1'박지성(맨유)·이청용(볼턴)·박주영(모나코)·차두리·기성용(이상 셀틱) 등 유럽파 5명은 붙박이다. 이영표(알 힐랄)·조용형(알 라얀)·이정수(알 사드) 등 중동파 3명도 부상이 없는 한 아시안컵에 뛸 것으로 보인다. 정성룡(성남)과 김용대(서울)·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 골키퍼 3명도 이변이 없는 한 최종엔트리에 든다. 이들 11명을 제외하면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들기 위한 실질 경쟁률은 2.92대1이다. 3명 중 1명만이 선택받는 셈이다.
▲박주영의 파트너를 찾아라조 감독은 부동의 스트라이커 박주영의 파트너로 지동원(전남)과 유병수(인천)에게 우선 기회를 줬다. 이근호(감바 오사카)·이승렬(서울)·서동현(강원) 등은 예비명단에는 포함시켰지만 국내 훈련에서는 배제했다. 지동원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박주영과 호흡을 맞췄고, 올 시즌 K-리그 득점왕 유병수는 지난 10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전 때 박주영과 시험 가동된 바 있다.
조 감독은 "무엇보다 해외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을 지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영의 강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파트너를 찾겠다는 뜻이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골을 뽑은 손흥민(18·함부르크)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조 감독은 "손흥민이 겨울 휴식기를 맞아 18일경 귀국한다고 들었다. 제주로 잠시 불러 몸 상태를 체크하겠다"며 문을 열어뒀다.
▲구자철 강세 미드필드 경쟁 치열조 감독의 눈은 미드필드에 쏠려있다. 구자철(제주)과 윤빛가람(경남) 등이 비교 우위를 점했지만 조 감독은 박현범(제주)·하대성(서울) 등도 마음에 두고 있다.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고창현(울산)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수비에서는 김영권(도쿄)·홍정호(제주)·최효진(서울)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곽태휘(교토)·황재원(수원)·김주영(경남)·신광훈(전북)·이상덕(대구)·윤석영(전남) 등이 이들에게 도전하는 모양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 최성국·홍철(이상 성남)과 발목을 다친 김정우(상무)가 최종엔트리 선정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원창 기자 [gerrard1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