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시작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이미 열전에 돌입했다. 마장마술과 장애물 선수로 구성된 승마국가대표 선수단 1진이 말 9마리와 함께 한국 아시안게임 대표팀 중 가장 빠른 3일 광저우 승마경기장에 훈련 캠프를 차렸다.
김홍철(47)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밭이었던 마장마술 개인·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종합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 추가를 노린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목표는 대한 승마협회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또 다시 마장마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장마술은 최근 3개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쓴 효자 종목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이번에 우승하면 개인전·단체전 모두 한국이 4연패를 하는 것이다. 최준상(32·KRA승마단)은 2002부산 ·2006도하에 이어 마장마술 3연패에 도전한다
장애물 종목은 금메달에 첫 도전한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개인 단체 은메달을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은메달 하나에 그쳤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단체 9위 손봉각(36·KRA승마단)이 개인 15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올렸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종합마술은 1986년 서울아시안에김에서 최명진 전삼성감독이 우승한 후 24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KRA한국마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유럽전지훈련을 통해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오스트리아 지엔나에서 열린 CCI★대회에서 성과를 올렸다. 전재식 코치가 해외에서 벌어진 종합마술 국제대회에서 국내 승마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주력선수인 전재식·송상욱·허준성의 실력차이가 미미해 단체전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종합마술은 마장마술과 장애물에 비해 한국 선수들에게 더 경쟁력 있는 종목으로 평가되면서 주목 받고 있다.
▲만만치 않은 목표 달성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이전 어느 대회보다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이 한국 타도를 외치고 있고 중동은 오일달러를 앞세워 아시아의 맹주로 올라설 기회를 노리고 있다. 대만·필리핀·싱가포르도 자금을 쏟아 부으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올 초부터 '중국이 유럽의 능력 좋은 말들을 싹쓸이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중국은 승마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승마를 ‘부르조아 스포츠’라며 종목에서 빼버린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독일에서 훈련 중인 송상욱은 아헨 검역장에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60여 마리의 말이 모여 있는데 그 중에는 우리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은 말들이 있다"고 전했다.
국내 상황도 좋은 것은 아니다. 국내 승마의 간판인 마장마술의 경우 '명인'으로 평가 받고 있는 서정균(48)이 후진 양성을 위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전체 선수단의 평균연령이 낮아 졌다. 변수가 많은 승마경기의 특성을 감안할 때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선수가 최준상 하나라는 점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장애물에서도 터줏대감인 박재홍(45)이 빠지고 고교생 김석(18)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안게임 승마 역사 승마는 아시안게임에 첫 출전했던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출전한 5개(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은 승마종목 제외) 대회에서 금메달·은메달 9개씩과 동메달 5개를 획득할 정도로 효자 종목이었다. 역대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차지한 선수는 '명인' 서정균(48) 갤러리아승마단 감독이다. 서정균의 경우 한국 승마가 첫 출전한 서울아시안게임부터 출전해 2006 도하아시안게임까지 금메달 6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그 뒤를 이은 것이 최준상이다. 최준상은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 2개 추가를 목표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으로 마장마술 단체 개인(서정균)과 종합마술 개인전(최명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편 아시안게임 역사상 가장 큰 참패를 맞본 것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이었다. 히로시마 대회에서 한국 승마는 마장마술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이 고작이었다. 일본이 검역을 문제 삼아 대여마(주최측에서 빌려주는 말) 대회로 치렀기 때문에 실력발휘가 어려웠다.
▲마장마술 최준상 출사표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이번에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4연패, 개인적으로는 개인전 3연패를 노린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회에 임하겠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도전보다는 최고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중국 일본 선수들에게 자랑스러운 기마민족의 혼을 보여주겠다.
▲장애물 손봉각 출사표이번에 선발된 장애물 대표 선수 중 3명(총4명)이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멤버다. 방콕에서는 개인·단체 모두 은메달에 머물렀는데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고 말겠다. 이전까지 아시안게임 장애물비월에서 단 한 번도 금메달이 없었다. 이번에 그 한을 풀겠다.
▲종합마술 송상욱 출사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돌아가신 김형칠 선배님에게 부끄러운 후배가 되지 않겠다. 우승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 우리나라 승마에서 가장 약하고 투자가 부족한 종목이 종합마술이라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다. 승부를 걸겠다.
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