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연기활동 바빠서 봉사 못 한다면 시작도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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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48)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적 모델이 되겠다며 두 손을 걷어붙였다. 사회봉사와 기부에 뜻을 같이하는 연예인들과 함께 '좋은 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이하 '100인 이사회')를 만들어 25일 창립대회를 했다. '100인 이사회'는 한국국제협력단과 굿네이버스 등 봉사단체 및 보건복지부, 대학생 서포터즈까지 참여한 단체다. 이 모임에서 최수종은 이사장으로 나섰다. 현재 가입된 연예인은 강수연·김병만·김수로·김용림·김응석·배종옥·변진섭·한상진·정태우·임호·박은혜·김창렬 등 총 59명. 최수종은 "이 분위기대로라면 연말까지 100명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100인 이사회'를 창립한 계기는."연예인들의 사회봉사가 수동적인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얼굴과 이름을 내세우지만· 막상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그게 자의든 타의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다. 이 모임은 그런 모든 경우를 타파하고 주체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서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나 역시 여러 봉사단체 홍보대사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연예인들은 기본적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살지 않나. 이젠 그 사랑을 돌려줘야 할 때가 된 거다."
-참가자격은."뭔가 사회적 활동을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못찾는 이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은 이들이 모두 해당된다. 연예인들은 얼굴이 알려진만큼 일반인들보다 사회봉사활동에 나섰을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적극적인 활동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환영한다."
-100인이란 타이틀을 쓰게 된 이유는."만점의 기준을 잡을 때 주로 100이란 숫자를 쓰지 않나. 만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선행을 한 사람에게 만점을 준다는 의미일 수도, 그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에게 만점을 준다는 말일 수도 있다. 앞으로 수천명 수만명이 모이면 또 다른 만점의 기준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 모임이 후배들, 또 그들의 후배들까지 이어지는 귀한 단체로 남길 바란다."
-100인을 다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 창립한 사연은."이건 좀 말하기 곤란한 부분이다. 내 생각에는 '같이 하자'고 하면 흔쾌히 '예스'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았다. 연예인들이 다들 여기저기 홍보대사나 봉사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당장은 확답을 받지 못했지만 많은 이들에게 뜻을 전달했으니 앞으로 더 많은 연예인들이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연기와 봉사활동 어떤 식으로 병행할건가."누가 내게 그랬다. '바쁠 때는 어쩔 수 없을 테니까 여유가 있을 때 더 활발히 움직여주면 된다'고. 그 말을 듣고 화를 냈다. 쉴 때 쉬엄쉬엄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바쁠 때도 몸소 실천하는게 봉사라고 생각한다. '100인 이사회'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모였으면 좋겠다."
-그래도 당장 드라마 '프레지던트' 촬영이 시작될텐데…."11월 중순에 연탄 봉사활동이 예정돼 있다. '프레지던트' 촬영이 빠르면 다음주부터 들어갈텐데 그날만큼은 어떻게든 스케줄을 비우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려고 한다. 우리 모임 이사 중 한 분이신 남일우 선생님께서 몸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의지를 보이시는데 회장인 내가 어떻게 빠질 수 있겠나."
-부인 하희라씨는 어떤 식으로 지원사격을 하고 있나."원래부터 사회복지에 대한 큰 꿈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다. 그래서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서 석사과정 공부도 하고 있다. 며칠전에 실습을 나갔다 왔는데 1급 장애인 한 분의 손을 잡고 청계천을 돌다가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하더라. 이제껏 몸이 좀 아플 때면 투정을 부리곤 했는데 그런 자신이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했다. 이런 마음이면 충분히 좋은 역량을 발휘할 거라 생각한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 마음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받는 사람에게 몇 배의 기쁨을 줄 수 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