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을 화려하게 변신시키는 4330개의 외벽 LED(자체 발광반도체) 조명. 광주비엔날레 팔각정의 LED 조명탑. 우리은행의 김홍도 '송하맹호도' LED 조명 등. 화려함의 극치를 뽐내며 하나의 작품으로 대접받고 있는 이들 유명한 LED 조명에는 한가지 놀라운 사실이 숨어 있다. 제작업체가 유명업체도 대기업도 아닌 이름도 생소한 동아엘이디 작품이라는 점. 동아엘이디는 LED 전광판 전문업체로 대기업도 부러워하는 LED 조명 시장의 선두업체다. 작지만 강한 업체 동아엘이디의 김창순(52·여) 사장을 만났다.
“1968년 '동아광고'라는 회사명으로 간판에 들어가는 형광등이나 필름, 아크릴 등 각종 자재를 팔던 회사에서 출발해 42년을 이어왔다. 광고 및 간판시장에서는 우리 물건 안쓰면 간첩일 정도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 1984년 '동아산업'으로 사명을 바꾼 후 92년 연매출 400억원을 달성했고, 93년 1250개의 유통망을 구축하며 업계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요즘은 LED 조명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LED 조명 사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2000년 우연히 LED를 소개한 미국 잡지를 보고 뛰어들었다. LED 조명은 백열등의 단점인 열이나 자외선이 발생하지 않고, 에너지 효율도 높고, 수은을 비롯한 중독성 유해물질도 포함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과감히 투자했더니 이명박 정부의 녹색산업 육성과 맞물려 LED가 유망 산업이 됐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다.”
-국내 굵직한 LED 조명 공사는 동아엘이디가 도맡았다고 알려져 있다.“억대가 넘는 LED 조명 설치 공사를 매월 2~3건씩 하고 있다. 예전에는 고객을 찾아다녔지만 지금은 의뢰가 쏟아지고 있어 우리가 고객을 고르는 편이다.”
-고객들이 동아엘이디를 찾는 이유가 뭔가.“LED 조명 기술이 다른 업체보다 뛰어나다. 2000년 3색(빨강·녹색·파란색)을 이용해 다양한 색을 연출할 수 있는 LED 풀 컬러 모듈(R.G.B)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고 최근에는 원적외선·음이온 방사·살균 등이 이뤄지는 LED 면조명 온열기 등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여기에 공사 비용도 타 업체보다 절반이나 3분의 1까지 저렴하다. 공사 기간도 3개월 이상 걸릴 걸 한달만에 끝낸다.”
-공사 비용과 기간이 적게 드는 이유는.“공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적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자재도 우리가 조달하고 실제 공사도 하청을 주지 않고 직접 한다. 타 업체보다 경쟁력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다.”
-여자로서 간판 및 조명 사업이 쉽지 않았을텐데.“원래 사업을 할 생각은 없었다. 엔젤 투자자로 투자만 하다가 동아산업으로 바뀔 때 경쟁력있는 회사라고 생각해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다. 하지만 간판 자재에 대해서 잘 몰라 어려움이 있었다. LED는 내가 시작했고 공부도 많이 해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올해 김포에 제2조명공장을 준공했는데. “LED 시장이 2020년 전세계적으로 1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동아엘이디는 여기서 1%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그래서 공장도 늘리고 기술 개발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