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4연승이 가능할까.
2월 1일부터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제8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 최강전 본선 3차 대회 최종전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바둑이 벼랑끝 전술을 펼쳐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5명의 선수 가운데 4명이 탈락, 박지은 9단 만이 혈혈단신으로 경기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정관장배는 여성판 한·중·일 바둑 삼국지이다. 대회 방식도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과 똑같다. 한 선수가 질 때까지 상대국 선수를 바꿔가며 경기하는 연승전 방식이다. 다른 점이라면 농심배는 남녀 출전 자격에 제한이 없는 반면 정관장배는 여성만의 대회라는 것이다.
지난 1, 2차 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성적은 2승 4패. 개인전에서 국가대항전으로 바꾼 3회 대회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일본도 스즈키 아유미 4단 만이 생존해 우승 가능성이 희박한 편이다. 반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중국은 조선족 출신 송용혜 5단 외에 예꾸이 5단, 리허 2단 등 3명이 남아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
게다가 이번 대진표는 한국에 절대 불리한 상황이다. 박지은이 1일 열리는 3차대회 제1국에서 송용혜와 맞붙기 때문이다. 송용혜는 지난 대회에서 파죽의 6연승으로 중국 우승의 주역이 됐던 신예 강호다. 여기서 지면 한국은 탈락이다.
이 경기를 이긴다 하더라도 일본의 스즈키에 이어 예꾸이·리허 등과 연속으로 대결해야 한다. 우승까지는 4연승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박지은의 컨디션이 최상이기 때문이다. 비록 4일 연속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여자 바둑은 치밀한 수읽기와 뚝심으로 장기전을 펼치는 남자 바둑과 달리 치열한 싸움바둑으로 승패를 가리는 단기전이 많다는 점도 박지은에게 힘이 될 수 있다.
한국인삼공사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바둑TV와 세계사이버기원이 공동 주최하는 제8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의 우승상금은 7500만원이다. 3연승부터는 연승상품을 별도로 지급한다(3연승 지삼(地蔘) 20지(支) 2세트, 4연승 지삼 20지 4세트, 5연승 지삼 20지 6세트, 6연승 지삼 20지 8세트).
한편 2월 2일과 3일에는 정관장배 본선 대국과는 별도로 한·중 초청 4강전이 열린다. 한국의 사이버오로(www.cyberoro.com)와 중국 시나닷컴(sports.sina.com.cn/chess)에서 누리꾼 팬투표로 결정한 초청 4강전에는 한국에서 박지은 9단과 조혜연 8단, 중국에서 루이나이웨이 9단과 탕이 2단이 출전한다. 이들은 4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박상언 기자 [se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