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웬수'가 아냐! 남자야!"
연극 '내 남자는 원시인'(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의 마지막 장면에서 공형진의 외침에 공감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 작품은 원시시대로부터 비롯된 남녀의 차이를 재미있게 분석하고 풀어낸 1인 코미디극이다.
공형진이 연극 무대에서 대단한 욕심을 내고 있다. 국내 초연인 '내 남자는 원시인'을 공형진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야심이다. 지난 해 여름 뮤지컬 '클레오파트라'의 시저 역으로 뮤지컬 데뷔를 한 공형진은 '내 남자는 원시인'으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19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초연한 '내 남자는 원시인'은 일인극 장르에서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40여 개 국, 300여 개 도시에서 16개 언어로 번역돼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했다.
지난 달 3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공형진은 오로지 혼자서 이 무대를 책임지고 있다. 더블도 없다. 연예인들이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로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바쁜 스케줄 때문에 더블이나 트리플 캐스팅으로 무대에 서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나마 연습에도 잘 참여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평일은 물론, 주말 2회 공연까지 모두 책임지는 연예인은 거의 공형진 뿐이다.
공형진은 "시놉시스 봤을 때 느낌이 확 왔다. 제작사가 더블 캐스팅으로 제안했지만 '나 혼자가 아니면 안 하겠다'고 주장했다"면서 "국내 초연작이란 점에도 끌렸다. 앞으로 3~4년 동안, 다른 일을 접더라도, 나 혼자 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다른 배우는 얼씬도 못하게 하겠다는 공형진의 발언은 어떤 측면에서 욕심이다. 그러나 무대에 책임지지 못하는 일부 연예인들에 비한다면 그 욕심은 아름다워 보인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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