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롯데의 2009 준플레이오프. 8개 구단에서 가장 공격적인 성향의 두 감독이 맞붙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경문(51) 두산 감독은 좀처럼 번트를 대지 않는 공격 야구 신봉자, 제리 로이스터(57) 롯데 감독 역시 메이저리그식의 선이 굵은 야구를 지향한다. 변칙보다는 힘과 힘의 정면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마운드 운영은 팀 사정상 '불펜 중시(두산)-선발 믿음(롯데)'으로 다소 다르다.
▲김경문 ‘뚝심 그대로’
김 감독은 2004년 두산 감독 부임 이래 공격 야구를 앞세웠다. 단적으로 올해 희생번트 수는 26개 뿐이었다. 8개 구단 최소다. 지난해 36개보다 더 줄어들었다. 1점차 승부에서도 번트보다는 도루와 팀 배팅으로 아웃카운트를 낭비하지 않고 한 베이스 더 가는 작전을 펼친다.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감독 때도 변화가 없었던 그의 공격 야구는 여전할 것이다.
투수진 운영은 뚝심과는 거리가 조금 멀다. 두산에 확실한 선발 투수가 부족한 탓에 불펜 중심으로 마운드를 운영한다. 올해 퀵후크(3실점 이하로 막은 선발을 6회 이전에 교체)가 61회로 많았다. 단기전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6경기 중 두산 선발이 5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한 차례였다. 김선우, 니코스키, 세데뇨, 홍상삼 등 선발진이 초반 흔들리면 이재우, 고창성, 임태훈, 이용찬의 불펜진 물량 공세가 이어진다.
▲로이스터 ‘살짝 변신중’
로이스터 감독은 줄곧 선수들에게 두려움 없이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라고 주문해왔다. 주루사, 도루자를 크게 탓하지 않는다. 롯데 감독 부임 후 2년간 도루 숫자도 62개-60개로 적은 편이다. 무사 1루에서는 강공, 오히려 무사 2루에서 번트를 자주 댔다.
그런데 올해 조금 달라지고 있다. 경기 초반 번트가 많아졌고 상대 투수 좌우 유형에 따라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가져왔다. 시즌 막판 좌투수에는 우타자 이대호를 4번으로, 우투수에는 좌타자 가르시아를 4번에 배치하며 실험했다. 선발 라인업에 어떤 식으로 손을 댈지, 선취점을 위해 초반 작전을 펼치지 관심사다.
한편 선발진이 확실한데다 기회를 주는 로이스터 스타일로 퀵후크는 28회에 그쳤다. 좌완 투수는 강영식 1명만 엔트리에 포함시킨 로이스터 감독이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두산 좌타자 봉쇄를 어떻게 할 지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