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투수 타이틀은 저마다 혼전이다. 주요 부문인 다승·탈삼진·세이브에서 치고 나가는 선수가 없다.
현재 추세라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타이틀 홀더의 주인공이 가려질 가능성도 높다. 그나마 1위가 예상되는 부문은 홀드. 권혁(삼성·20홀드)이 2위 그룹들과 5개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어 개인 첫 홀드왕이 유력하다.
다승왕
무려 5명이 12승을 거두고 나란히 1위에 올라 있다. 왼손등 부상으로 이탈한 김광현(SK)을 제외해도 4명이나 된다. 송은범(SK), 윤성환(삼성), 릭 구톰슨(KIA), 이현승(히어로즈)은 최근 페이스가 모두 괜찮은 편이다. 특히 송은범(3.02), 구톰슨(3.09), 이현승(3.13)은 평균자책점 2~4위에 올라 있다. 윤성환은 6월말부터 8연승을 달리고 있다.
후반기 팀 전력이 급상승한 KIA의 구톰슨과 잔여경기가 29경기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히어로즈 이현승이 조금 유리하다. 윤성환은 "적어도 2~3명의 공동 다승왕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역대로 공동 다승왕은 다섯 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은 2004년 리오스-배영수-레스(이상 17승)가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탈삼진
2파전이지만 차이는 단 1개다. 조정훈(롯데)은 22경기 144⅔이닝에서 142개의 삼진을, 류현진(한화)은 22경기 144이닝에서 14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팽팽한 접전이다.
조정훈이 꾸준한 삼진 사냥으로 2006~2007 탈삼진왕을 2연패한 류현진을 한 개 차이로 앞섰다. 피로 누적으로 14일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19일 삼성전에서 4개의 삼진을 추가해 조정훈을 압박했다.
팀이 최하위가 유력한 상황에서 류현진은 "탈삼진 타이틀은 꼭 되찾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잔여경기는 롯데가 22경기, 한화는 27경기다. 류현진이 최소 1번은 더 선발로 나설 수 있어 유리하다. 2005년 배영수와 리오스가 '타이틀 만들어주기'에 힘입어 유일하게 탈삼진 공동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세이브
세이브는 역대로 공동 1위는 단 한 번도 없었다. 19일 현재 이용찬(두산)과 애킨스(롯데)가 22세이브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3년 연속 구원왕이었던 오승환(삼성)이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이용찬이 유력했으나 최근 기우뚱거리고 있다. 이용찬은 최근 히어로즈전에서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5블론세이브.
애킨스는 구위가 위력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하다. 8월에 4세이브를 보태 1개 추가에 그친 이용찬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잔여경기는 두산이 롯데보다 6경기 더 많지만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팀이 적당한 점수차로 리드해 세이브 요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등판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