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떡볶이 연구소가 지난 11일 문을 열었다. 국민 간식 떡볶이를 '한식 세계화의 첨병'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막중한 책임을 맡은 것이다. 앞으로 140억원을 투입,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명품 떡볶이를 만들 작정이다.
그런데 왜 하필 떡볶이일까.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에는 비빔밥도 있고 불고기도 있고 갈비도 있는데 말이다. 매운 떡볶이가 세계인의 입맛에 과연 맛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이에 대해 초대 떡볶이 연구소 소장을 맡은 이상효(48)박사는 "가장 빠른 시간내에 세계화가 가능한 것이 바로 떡볶이"라며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잘라 말했다.
여기에다 이 박사는 "한국 음식은 이미 영양학적으로 균형잡힌 음식이라는 판명이 났다. 이런 신뢰감이 바탕에 깔려 있기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 박사는 "처음에는 외국인들이 먹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매운 맛은 중독성이 있어 자꾸 먹다보면 매니아로 바뀌게 된다"고 나름대로의 세계화 전략을 밝혔다. 다음은 이 소장과의 일문일답.
비빔밥도 불고기도 아닌 떡볶이의 세계화? "이상할게 없다. 떡볶이는 표준화와 다양화가 가장 쉬운 한국 음식이다. 물론 지금과 같은 길거리 음식으로써의 떡볶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개념이 다른 새로운 떡볶이를 만들 것이다. 창조인 셈이다. 명품, 웰빙 떡볶이로 갈 것이다."
새로운 떡볶이라면? "스테이크, 파스타, 스파게티, 피자 등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음식과의 결합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빠른 시간내에 세계인들에게 떡볶이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또 서양인들은 어묵이나 현재와 같은 쫄깃쫄깃한 떡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100% 쌀로 만드는 것을 탈피해 다른 재료를 섞어 마카로니나 스파게티면의 맛과 질감이 나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서양인들은 매운 맛을 싫어할 텐데. "매운 맛의 강도를 단계별로 나눌 것이다. 그래서 누가 만들어도 같은 맛을 느끼도록 표준화 하겠다. 물론 서양, 히스패닉, 인도 등 권역별로 나눠 각국의 소스 맛에 맞추는 노력도 병행한다."
떡볶이와 궁합이 맞는 음료수도 개발한다는데. "피자하면 콜라를 떠올리게 된다. 이것처럼 한국 고유의 음료수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쌀을 발효해서 만든 음료수를 개발해놓고 있다(시음해 보니 누룽지맛과 옅은 누룩냄새가 났다). 매운 맛을 빨리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전세계적으로 5만개의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여기에는 명품 식당 100여개를 포함한다. 외국 유명 호텔에서 조리해 나오는 떡볶이를 생각해 봐라. 멋지지 않나. 이렇게 된다면 떡볶이의 세계화 뿐 아니라 한국 문화, 음식, 농식품 수출, 국가 이미지 제고 등에 기여하게 된다. 다목적 사업인 셈이다."